세계일보

검색

‘먹방’, 하는 이나 보는 이나 모두 급격히 건강 망가져

관련이슈 이슈키워드

입력 : 2021-11-05 14:44:30 수정 : 2021-11-05 14:49:52

인쇄 메일 url 공유 - +

유튜버도, 시청자도 함께 ‘과식’…비만·과체중 등 상태 유발
유명 먹방 유튜버, 급격히 살쪄…인공호흡기 착용 후 방송
시청자, 방송 볼 때 식욕촉진 호르몬 ‘그렐린’ 분비돼 ‘폭식’
“고도 비만 시 고혈압·당뇨병 유발…조속히 치료 들어가야”
먹방 크리에이터의 방송을 보면 시청자도 함께 비만 등의 위험이 크다. 클립아트코리아

 

최근까지도 유튜브나 트위치, 아프리카 TV 등에서 유명한 방송은 단연코 ‘먹방’(먹는 방송)이다. 인기가 예전만 못하지만 지금도 해외에서 많은 크리에이터들은 비슷한 콘셉트의 방송을 계속하고 있고, 그 방송을 'Mukbang‘이라고 한국어 소리 그대로 표기하고 있다. 

 

먹방은 말 그대로 인터넷 방송인이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인데, 상당수가 엄청난 양의 음식을 먹는 경이로운(?) 식탐을 자랑하는 경우가 많다. 인기 먹방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는 조회수가 적게는 수십 만에서 많게는 수백만 건에 이른다. ‘푸드 크리에이터’라는 먹방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을 지칭하는 용어도 있다. 

 

하지만 먹방은 주인공인 크리에이터나 그것을 보는 시청자 모두가 과식을 하게 만들어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구독자 약 264만 명을 보유한 28살 먹방 유튜버 ‘니코카도 아보카도’는 급격한 체중 증가로 건강이 악화됐다. 

 

그는 피자나 햄버거, 불닭볶음면 등 칼로리·지방이 높고 자극적인 음식을 대량으로 먹는 ‘익스트림 먹방’으로 인기를 끌었다. 먹방을 처음 시작할 때 68~72kg였던 그의 몸무게는 현재 154kg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니코카도 아보카도는 한 때 뮤지션을 꿈꾸는 채식주의자였지만, 2016년부터 패스트푸드 위주의 먹방을 시작하면서 급격히 살이 찌기 시작했다. 방송 초기에만 해도 그의 얼굴은 턱선이 보일 정도로 날렵했지만, 살이 급격하게 찌면서 예전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그는 과도하게 찐 살로 호흡에 문제가 생기자 결국 산소호흡기를 착용하고 방송을 해야 했다. 구독자들은 “이제 먹방 그만해라”라며 우려했지만, 그는 “계속해서 먹방을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구독자 263만명을 보유한 ‘니코카도 아보카도’. 유튜브 영상 캡처

 

이처럼 먹방은 크리에이터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손상시키지만, 간과해선 안 되는 사실은 바로 그 먹방을 보는 시청자들도 과식으로 함께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남대 식품영양학부 정복미 교수팀이 지난 6월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지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주당 먹방 시청 시간이 7시간 미만인 사람보다, 14시간 이상인 사람의 체중이 더 무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주당 먹방 시청 시간 7시간 이상인 남성과 14시간 이상인 여성의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과체중 상태였다.

 

또 주당 먹방 시청 기간이 긴 사람은 탄수화물 식품과 육류에 대한 기호도가 높은 반면 먹방 시청 시간이 짧은 사람은 채소나 과일을 선호한 게 특징이었다.

 

이와 함께 영국 리버풀대 애나 콧츠 박사팀의 연구에서도 몸에 좋지 않은 정크푸드를 먹는 영상을 본 어린이들은 영상을 보지 않은 아이들보다 평균 26% 높은 칼로리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먹방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아직 이견이 많지만 조금이라도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면 가급적 시청 시간을 줄이고 자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365mc 천호점 조민영 대표원장은 “아직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음식을 먹는 먹방을 보면 식욕 촉진 호르몬인 ‘그렐린’이 분출돼 평소보다 식욕이 커질 수 있다”며 “시각적 자극으로 보상심리가 발동, 식욕이 왕성해지고 맛있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어 이 식욕을 해결하면 쾌감이 상승해 결국 폭식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비만이 되면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이 어렵다. 국내외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도비만의 경우 식이요법·운동만으로 체중 감량에 성공하는 경우는 2~3%에 불과하다.

 

BMI 지수가 35 이상일 경우 고도비만으로 분류하는데 각종 심·뇌혈관질환을 유발해 생명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의학적으로 체질량지수가 5㎏/㎡ 증가할 때마다 사망 위험은 29%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대표원장은 “비만 환자와 고도비만 환자의 당뇨병 위험은 각각 2.5배, 4배나 높고 또 고도비만 환자는 고혈압 위험이 최대 2.7배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고도비만 시 하루라도 빨리 치료에 들어가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이들 슈화 '깜찍한 볼하트'
  • 아이들 슈화 '깜찍한 볼하트'
  • 아이들 미연 '깜찍한 볼하트'
  • 이민정 '반가운 손인사'
  • 이즈나 정세비 '빛나는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