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셸 윌렌스키 국장, 자문위 결과 수용 시 ‘즉시 접종’ 가능
해당 연령 2800만명에 대한 백신 접종 이번 주중 시행할 듯
성인 투약분의 3분의 1인 ‘10㎍’ 3주 간격 두고 2차례 접종
일부 부모들, 해당 어린이들 백신 접종에 유보적 입장 보여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백신 자문기구가 5~11세 어린이에 대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을 접종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다음 주부터 해당 연령대 어린이 약 2800만명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이 자문위의 결과를 수용하면 즉시 접종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르면 이번 주중 해당 연령대 아동 2800만명 아동에 대한 접종이 시작될 수 있다.
2일(현지시간) CNN 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CDC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이날 회의를 열고 “백신 접종의 이익이 위험을 능가한다”면서 표결을 통해 만장일치로 이같이 결정했다
이는 앞서 미 식품의약국(FDA)이 5∼11세 어린이에게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한 것을 추인한 셈이다.
다만, 해당 연령대 어린이에게는 성인 투약분의 3분 1인 10㎍(마이크로그램)의 화이자 백신을 3주의 간격을 두고 2차례에 걸쳐 맞히게 된다. 12세 이상의 투여량은 30㎍이다.

자문위원들은 표결에 앞서 회의에서 백신 접종을 강력하게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드렉설대학 의학대학원 소아과의 세라 롱 교수는 “우리 어린이들의 생명을 구할 또 하나의 백신을 추가로 갖게 됐다”고 말했다.
워싱턴대학의 베츠 벨 교수도 “우리는 모두 이 연령대를 위한 이 백신에 높은 열정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부모들이 정당한 우려와 의문을 갖고 있다는 것도 이해한다”고 말했다.
화이자는 이날 백신 접종에 따른 열 등의 부작용이 5∼11세 어린이에게서는 16∼25세 청소년·성인보다 훨씬 적게 나타났다고 자문위원들에게 설명했다.
임상시험에서 발열을 경험한 비율이 5∼11세는 6.5%로, 16∼25세의 17.2%보다 낮았다는 것이다.
자문위의 접종 권고에 따라 이제 남은 절차는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이 이 권고를 승인하는 일이다. CDC 국장이 권고를 승인하면 이는 모든 미국 의사와 공중보건 관리들에 대한 CDC의 공식 임상 권고가 돼 접종이 가능해진다.

관행에 비춰볼 때 월렌스키 국장은 곧 권고를 승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언론들은 이르면 이날 중 승인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당장 이날 저녁부터 미국 전역의 소아과와 아동병원, 약국, 백신 클리닉, 일부 학교 등에서 이 연령대 어린이 2800만명을 상대로 접종이 개시될 전망이다.
월렌스키 국장은 이날 회의에도 참석해 ‘델타 변이’가 번지면서 소아 코로나19 환자들의 병원 입원율이 급격히 올라갔고, 어린이가 입원해야 하거나 장기 후유증에 시달릴 중증 코로나19를 앓을 가능성은 낮지만 백신을 맞힐 수 있는 다른 질병보다는 높다고 말했다.
또 의학적 영향 외에도 사회적·정신적 해악도 크다며 백신 접종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어린 자녀에게 아직 정식 승인되지 않은 신개발 백신을 맞히기 꺼리는 부모들도 적지 않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부모의 3분의 1은 백신이 승인되면 곧장 맞히겠다고 했지만 다른 3분의 1은 기다리겠다고 답했다.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만 12세 이상 연령대를 상대로 화이자 백신이, 18세 이상 성인을 상대로는 모더나와 존슨앤드존슨의 제약 자회사 얀센이 제조한 백신이 긴급사용 승인 또는 정식 승인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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