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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득점 맹폭… 5위의 반란 잠재웠다

입력 : 2021-11-03 00:01:29 수정 : 2021-11-02 23: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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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6회 말에 6득점… 와일드카드 2차전 키움 제압
4일부터 ‘잠실 라이벌’ LG와 준플레이오프 격돌
환호하는 양석환 두산 양석환이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2021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적시타를 때려낸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키움의 2021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이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이 준플레이오프 도전 기회를 손에 쥐기에 양팀 사령탑들이 경기를 앞두고 ‘총력전’을 예고했다. 그러나 사실 두 팀 모두 더 이상 짜낼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정규시즌 막판 양팀 외국인 선발들이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한 데다 1차전에서 엄청난 혈전을 펼치며 그나마 남아있던 자원들도 거의 소모한 탓이다.

이럴 때 힘을 발휘하는 것이 큰 경기 경험이다. 현 시점에 KBO리그에서 두산만큼의 큰 경기 경험을 갖춘 팀은 없다. 최근 6시즌동안 연속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그 중 3번이나 정상에 오른 덕분이다. 비록 오재일, 최주환, 이용찬 등 왕조를 지탱해온 핵심 선수들이 대거 떠났지만 여전히 ‘가을야구’의 긴장감을 견뎌온 수많은 선수들이 남아있다.

결국 두산의 경험이 힘을 발휘했다. 이날 두산은 키움을 16-8로 대파했다. 이로써 정규리그 4위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1승을 채우고 준플레이오프에 나서게 됐다. 4일부터 정규리그 3위 LG와 3판2선승제로 ‘잠실 라이벌전’을 펼친다. 1차전을 잡아냈던 키움은 2차전 승리로 5위팀의 첫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렸지만 끝내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두산은 전력이 최고조였던 2010년대 후반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물흐르 듯 편안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1회말부터 상대 선발 정찬헌을 공략해냈다. 페르난데스의 볼넷과 김재환의 2루타로 만든 2, 3루 기회에서 양석환이 2타점 적시타를 때려 기선을 잡았다. 2회 강승호의 안타와 김재호의 볼넷, 정수빈의 안타로 만든 만루 기회에서 페르난데스가 2타점 적시타를 때려 2점을 더 달아났다.

4회엔 2사 1, 2루 기회에서 페르난데스, 박건우의 연속 적시타와 양석환의 2타점 2루타로 또 두 점을 만들어냈다. 여기에 연속된 기회에서 키움 유격수 김혜성의 에러까지 나오며 4이닝 만에 9득점을 뽑아냈다.

두산 선발 김민규는 역투했다. 첫 3이닝을 무안타로 틀어막은 뒤 4회 무사 1, 2루 위기도 송성문의 빗맞은 안타로 내준 1실점 외에 무난하게 막아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깜짝 역투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던 김민규가 이번에도 가을에 강한 ‘DNA’를 보여줬다. 이렇게 젊은 투수의 예상외 호투 속에 타자들의 연속 폭발로 4이닝 만에 승기는 두산으로 기울었다.

키움도 바로 무너지지는 않았다.

5회 초 전병우의 2루타와 이용규의 내야안타, 김혜성의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 기회에서 1차전의 히어로 이정후가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터뜨렸다. 5점차까지 따라잡았다. 아직 갈 길이 멀었지만 그래도 승부의 긴장감은 살아났다.

그러자 두산이 6회에 다시 폭발했다. 6회 말 무려 10명의 타자가 타석에 나서며 대거 6득점을 뽑아냈다. 잠시 대역전의 희망에 불타던 키움의 전의가 완전히 꺾이며 사실상 승부가 결정났다. 7회 이후 키움이 4점을 추격했지만 승자는 바뀌지 않았다.

 

이날 두산 타선은 단 1패만 해도 시즌을 끝내야만 하는 벼랑 끝 승부에서 무려 20안타를 쳐냈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선수가 두산 타선에서 ‘가을야구’ 경험이 가장 일천한 양석환이었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LG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된 그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이전까지 포스트시즌 경험이 단 22타석뿐이었다. 그러나 이날 5번 타석에 나서 결승타 포함 3안타 4타점을 해내며 자신이 어엿한 두산의 일원이 됐음을 알렸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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