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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지배자’ 바이러스… 인류가 살아갈 길은

입력 : 2021-10-30 02:00:00 수정 : 2021-10-29 20: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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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발발이후 지구촌 최악 위기 겪어
각국 이제 본격적인 ‘위드 코로나’ 준비

살아남기 위해선 바이러스 이해 필수
때론 치명적이지만 때론 인간에 유익한
바이러스와 공생할 수 있는 대안 찾아

팬데믹 근본 원인으로 환경 파괴 지목
일상회복 위해 ‘생태적 삶’ 복원 강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바이러스 행성/칼 짐머/이한음 옮김/위즈덤하우스/1만3800원

 

우리는 더 잘할 수 있다/클레멘스 아르바이/장하준 옮김/제르미날/2만1000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전 세계 인류의 삶을 뒤흔들어놨다. 팬데믹 사태를 일으키며 세계 경제를 대공황 이후 최악의 위기로 내몰았고, 우리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생활할 수 없게 됐다. 한때는 코로나19가 언젠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위드 코로나’라는 말이 당연하게 여겨진다.

우리도 당장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할 준비를 해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각종 분석과 연구결과가 쏟아졌지만, 갑자기 늘어난 정보량과 가짜뉴스 탓에 사실상 바이러스를 제대로 고찰하기란 쉽지 않았다. 백신이 보편화하고 코로나19가 절대로 한순간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결과에 도달한 지금에야 우리는 ‘진실’을 마주할 준비가 됐는지 모른다.

◆지구의 지배자 바이러스

이제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바이러스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인 시대가 도래했다. 바이러스는 양면적이고 모순적인 존재다. 때로 인간의 생명을 앗아갈 정도로 치명적이지만 우리가 숨 쉴 수 있는 공기를 만들어준다. 최초의 생명이 출현할 때도 바이러스는 큰 도움을 줬다. 책 ‘바이러스 행성’은 위드 코로나 시대를 앞둔 우리에게 최신의 사례와 연구결과 등을 통해 바이러스와 인간이 공생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다.

칼 짐머/이한음 옮김/위즈덤하우스/1만3800원

바이러스는 생명이 탄생한 이후로 언제나 지구를, 그리고 인간을 지배해 왔다. 흔히 바이러스라고 하면 코로나19처럼 인간에게 해로운 사례를 먼저 떠올리지만,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바이러스가 없다면 인간과 지구는 존재하기 힘들다고 이 책은 강조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명민한 과학 저술가”(뉴욕타임스)라고 상찬받기도 했던 저자 칼 짐머는 이 책에서 우리가 아는 생명이 40억년 전 바이러스에서 시작됐고, 생명의 유전적 다양성 중 대부분이 바이러스 유전자에 들어 있으며 우리가 마시는 산소의 상당 부분을 바이러스가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구의 모든 곳에는 바이러스가 존재하고 있으며 이는 지구 생태계의 진화와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어 바이러스는 종 사이에 DNA를 옮김으로써 새로운 물질을 제공하며 방대한 생물 개체군의 크기를 조절하기도 한다. 미생물에서 대형동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이 바이러스의 영향을 받아 왔기 때문에 바이러스의 역사를 빼놓고는 지구와 생명의 역사를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다.

마스크를 착용한 한 여성이 최근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의 지하철에서 휴대전화를 보고 있다. 포르투갈은 코로나19 제한 조치를 대부분 해제하고 ‘위드 코로나’ 체제에 돌입했지만, 대중교통과 병원, 쇼핑몰 등지에서는 여전히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도록 하는 등 신중한 정책을 펼쳐 위드 코로나 모범사례로 꼽힌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바이러스는 늘 반복적으로 출현해 왔다. 인플루엔자, 에볼라, 지카, 지금의 코로나19와 같은 유행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재앙을 일으키고 인류에게 도전과제를 제기한다. 따라서 바이러스를 더 제대로 알아야만 앞으로 당면할 바이러스 질병과 세계적 유행병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를 합리적으로 대처하는 방법

어떻게 해야 우리는 코로나19 등 바이러스에 합리적으로 대처하고 건강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까. 책 ‘우리는 더 잘할 수 있다’의 저자이자 건강생태학자 클레멘스 아르바이는 인간이 타고난 면역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답을 내놨다. 건강을 위협하는 생활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생활방식을 바꿔야 하는 것은 물론 팬데믹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한 환경파괴를 막아 자연으로부터 인간이 소외되는 것을 멈춰야 한다는 것이다.

클레멘스 아르바이/장하준 옮김/제르미날/2만1000원

생물학자이자 건강생태학 전문가인 아르바이는 코로나 위기를 인류의 건강에 대한 심각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호소한다. 그러면서 단순히 백신과 마스크만으로 세계인의 건강을 장기적으로 보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당면과제라면 생태적 삶을 복원하는 것이야말로 최종 과제라는 주장이다.

코로나19가 바이러스학적인 문제 외에도 환경문제와 깊이 연관돼 있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그 첫 번째 연구는 볼로냐대와 바리대가 이탈리아의 환경의학협회와 공동으로 수행한 것으로 2020년 3월 학술지에 실렸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북이탈리아 코로나19 증가세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미세먼지 수치와 관련이 있으며, 미세먼지 오염지역과 코로나 핫스팟이 지도상에서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가 면역세포들의 활동을 방해하여 인간의 면역체계를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아픈 지구는 아픈 인간을 만든다. 저자는 환경파괴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없다면 또 다른 코로나 팬데믹이 더 심각한 형태로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건강한 생활공간에 사는 것이 인간을 건강하게 만드는 최선의 방법이다. 자연이 주는 자극에 반응하는 부교감신경의 활성화는 면역체계에 에너지를 더해 주며 선천면역을 강화한다. 예컨대 숲에서 나오는 테르펜은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자연살해세포를 크게 활성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가 준 충격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이 단순히 과거로의 회귀가 돼서는 안 된다. 이제 우리는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게 이 책이 내린 결론이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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