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그제 창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듯한 ‘음식점 허가총량제’ 얘기를 꺼내 논란을 불렀다. 이 후보는 서울 관악구 신원시장에서 열린 소상공인·자영업자 간담회에 참석해 “음식점 허가총량제를 운영해 볼까 하는 생각이 있다”면서 “하도 식당을 열었다 망하고 해서 개미지옥 같다.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해서 못 했는데 총량제가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살할 자유는 자유가 아니 듯 마구 식당을 열어 망하는 것도 자유가 아니다”라는 해괴한 논리를 댔다. 온전한 정신을 가지고 한 소리인지 모르겠다. 자유시장 경제체제를 외면하는 전체주의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첫 민생 행보 자리에서 이런 소리를 왜 했는지 도통 이해가 안 된다.
음식점 난립으로 개·폐업이 반복되는 현실을 고려한 것처럼 보이지만 본말이 전도된 얘기다. 기본적으로 음식점 난립은 일자리 부족에서 기인한다. 한국은행의 ‘2020년 기업경영분석’ 통계를 보면 지난해 국내 기업 매출은 10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당연히 좋은 일자리가 줄었고 국민들은 호구지책으로 울며 겨자 먹기로 음식점 창업에 나서는 것 아닌가. 코로나19의 여파도 컸지만 정부의 친노동정책과 일자리대책 부실에 따른 결과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 후보의 발언은 이런 고용불안을 도외시했다.
그의 반시장적 언행은 이뿐 아니다. 부동산 폭등의 대책으로 국가가 부동산 시장에 직접 개입해 집값을 통제하는 주택관리매입공사 신설과 금융감독원과 비슷한 부동산감독원 설치를 거론하기도 했다. 시장만 통제하면 부동산이 잡힐 것으로 봤던 이 정부의 실책을 모를 리 없는데도 말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작동하는 나라에서 부동산 시장 감시기구를 설치한 경우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전체주의 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심지어 그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국회에서) 민생에 관한 것은 과감하게 날치기 해줘야 한다”는 위험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인터넷 논객 조은산은 어제 블로그에 ‘헌법 제15조, 직업선택의 자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음식점 허가총량제는 과도한 권리 침해”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 후보가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자영업자들의 폐업에 대한 답답한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공감해줄 국민은 많지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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