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살아봐서 빚이 무섭다”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26일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입담을 뽐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막바지로 향하는 가운데 예능을 통해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 후보는 이날 SBS ‘신발벗고 돌싱포맨’에 출연했다. 당 내 경쟁자인 윤석열 후보와 당 밖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집사부일체’에 나온 데 반해 평일 예능에 출연한 것. 이에 대해 홍 후보는 “그때는 내가 뜨질 않았다”며 “뜨기 시작한 게 9월 중순부터다. 섭섭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눈썹을 문신하게 된 사연도 전했다. 그는 “2011년 당대표 시절 국회의원들이 속을 썩여서 머리가 빠졌다”며 “친구 중에 의사가 있는데 눈썹을 문신해야 한다고 해서 했는데 따가워 죽을뻔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들이 다 못됐다. 국회의원중에 착한 사람이 많지 않다”며 “농담삼아 벼룩 10마리를 데리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갈 수 있어도 국회의원 10명 데리고는 절대 못간다는 말이 있다. 국회의원들이 개성도 강하고 각자 생각도 다르고 그래서 같이 일하기 굉장히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는 현재 대선 경선판에서 현역 의원들 다수가 윤 후보쪽에 가있는 상황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홍 후보는 어려웠던 어린 시절과 신혼 시절 삶을 소개했다. 그는 “옛날에 저희 집은 참 못살았다. 시골에서 하도 어렵게 살다보니까 빚이 많았다”며 “옛날에는 이자가 굉장히 커서 복리이자라는게 있다. 이자에 이자가 붙는 제도가 있었다. 2∼3년 있으면 원금보다 커져버렸다. 그렇게 힘들게 살아봐서 나는 빚이 무섭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혼할 때 신용대출을 300만원 받았다. 사법연수원 합격하니까 300만원 대출 가능하더라”라며 “전셋집이라도 얻어야 하는데 청주에서 250만원짜리 전셋집 얻었는데 그거 갚는 것도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홍 후보의 아내이자 후원회장인 이순삼씨도 나왔다. 홍 후보는 아내와의 첫 만남도 전했다. 그는 “대학교 3학년 때 아르바이트비를 저금하러 은행을 찾았는데, 아내가 행원으로 있었다. 달덩이처럼 곱더라”고 말했다. 이어 “매일 밥 먹고 은행 들러 일부러 1000원도 찾고, 한 넉 달을 그렇게 다녔다”며 “찾은 돈 도로 넣고, 넣은 돈을 다시 빼곤 했다”고 돌아봤다. 홍 후보가 “내가 들어가면 싹 웃길래 나는 날 좋아하는 줄 알았다”고 하자, 이씨는 “손님한텐 다 그렇게 했다”고 잘라 말했다.
방송에서는 이씨가 홍 의원에게 약혼을 먼저 한 사실도 공개됐다. 이씨는 “양가에서 반대하는 것도 있었고, 약혼을 서두르긴 했다”고 했다. 홍 후보는 “우리집에 불문율이 하나 있다”며 “소파에서 자도 외박. 침대는 두 개, 잠은 무조건 한 방에서 자야한다. 둘이 좀 다투다가도 잘 때는 안방에 들어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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