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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당 해체’ 발언에… 경쟁주자들 “버르장머리 고쳐야” 맹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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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15 06:00:00 수정 : 2021-10-15 15:5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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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경선 후보들 간 거친 신경전
尹, 당내 공세 집중에 불만 표출
“잘하자는 독려였다” 해명에도
洪 SNS글서 “참 오만방자하다”
劉 “당이 발밑에 있는 것 같나”
‘영입 주자에 불안·불만’ 시각도
이준석 “기싸움” 확대해석 경계
尹·洪은 경기서 ‘당심잡기’ 총력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의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것이 맞다”는 발언을 놓고 당내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경쟁주자들의 견제·비판이 집중되는 가운데 윤 후보가 이를 거칠게 반박·해명하는 과정에서 설화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단순한 실언이라는 평가와 동시에 국민의힘 주류를 바꾸고 싶어하는 속내가 드러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윤 후보는 14일 경기 수원시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당 해체’ 관련 발언에 대해 “‘너 인마, 그런 것도 못 밝힐 거면 검사 때려치라고 해’라고 했을 때 이게 (진짜로) 때려치라는 것이냐. 잘하라는 것이지”라면서 “예전에도 어느 대선 후보 한 분이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을 해체해야 한다고 한 적이 있는데 저는 ‘제대로 하자’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지금의 국민의힘을 진짜로 해체하자는 게 아니라 잘하자는 독려였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전날 국민의힘 제주도당에서 개최한 캠프 제주선대위 임명식에서 자신을 공격한 홍준표·유승민 후보를 향해 “우리 당 후보가 만약 된다면 (털려서 뭐가 나오는 데) 일주일도 안 걸린다. 정권을 가져 오느냐 못 가져 오느냐는 둘째 문제이고 정말 이런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것이 맞다”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경쟁주자들은 일제히 윤 후보에게 맹공을 가했다. 홍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참 오만방자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한편이 돼 보수궤멸의 선봉장이 된 공로로 벼락출세를 두 번이나 하고 검찰을 이용해 장모, 부인비리를 방어하다가, 사퇴 후 검찰이 본격적인 가족, 본인 비리를 수사하자 그것에 대해선 정치 수사라고 호도한다”며 “그 못된 버르장머리를 고치지 않고는 앞으로 정치를 계속하기 어렵겠다”고 맞받았다.

유승민 후보도 페이스북에서 “일주일만 털면 다 나온다? 특수부 검사다운 말버릇”이라며 “지지도 좀 나온다고 정치가 그리 우습게 보이고 당이 발밑에 있는 것 같으냐”고 꼬집었다. 윤 후보에게 비교적 우호적이었던 원희룡 후보도 페이스북에서 “분명한 실언이고 당원 모욕”이라며 “당은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를 하기 위해 있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윤석열캠프 선대본부장인 권성동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정권교체를 위한 길에만 매진하자는 윤 후보의 발언 취지는 무시하고 마치 본인들이 당과 보수의 주인인 것처럼 말하며 거센 내부공격을 한다”고 반박했다.

윤 후보의 해명에도 이번 발언은 문재인정부의 적폐 수사를 지휘했던 외부 영입 주자에 대한 잠복된 불안과 불만을 자극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후보 본인과 측근들이 현 국민의힘 주류가 아닌 만큼 대통령이 되면 노무현 전 대통령 때 기존 민주당에서 열린우리당이 파생된 것처럼 정치 지형을 바꾸려는 게 아니냐며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보수 정당은 인물보다는 지역 기반 정서가 강해 기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국민의힘 사무처 관계자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청와대에 같이 근무했던 동료들, 선후배들은 탄핵 정국 때 적폐 수사로 집 담보 대출을 받아가며 변호사 비용만 100억원 넘게 썼을 것이다. (윤 후보를 포함한) 검찰의 기소권 남용으로 온갖 사람들을 길거리에 나앉게 만들어놓고 이래야만 하느냐”며 “지지율이 깡패라지만 정신머리 운운하며 당을 모욕하는 건 참을 수 없다. 사과를 받아야겠다”고 성토했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윤 후보 입장이 (상대 후보) 공격에 반응하는 것이었다면 그 화살을 당 해체로 돌리는 것은 개연성이 좀 떨어지기에 의아하다”고 지적하면서도 “지금까지는 후보 간 초기 기싸움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환호 받으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운데)가 14일 경기도 수원 경기도당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간담회에서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참석하고 있다. 수원=뉴시스

◆ “당심 잡아야 이긴다” 尹·洪 당원 접촉 주력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은 본경선을 3주가량 앞둔 14일 당원 간담회를 갖는 등 당심 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본경선 투표권을 갖는 책임당원이 최근 급증한 데다 본경선에서는 당원 투표 50%와 일반 여론조사 50%를 합산해 최종 후보를 선출하는 데 따른 것이다. ‘양강’ 주자인 윤석열·홍준표 후보는 이날 경기 지역을 찾아 당원들을 만났고, 유승민·원희룡 후보는 방송 출연 등 공중전을 벌였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달 말까지 입당한 신규 당원을 포함해 책임당원 약 57만여명을 본경선 선거인단으로 확정했다. 각각 28만명, 38만명 수준이었던 1·2차 예비경선 선거인단보다 많고, 6·11 전당대회 당시 책임당원이었던 28만명보다 두 배가량 많은 수치다. 본경선에서는 당원 투표 반영 비율이 50%로 늘어나는 것을 고려하면, 본경선 판세는 당심에 좌우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지지자들 속으로…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오른쪽 두 번째)가 14일 경기도 의정부 제일시장 내 상가번영회에서 열린 의정부갑·을 당원인사 행사에 참석해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의정부=뉴시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도 당심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국민의힘 경기도당을 찾아 당직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맹공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를 둘러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정부·여당이 특검을 거부하고 있지만 오랜 기간 사건을 접해본 제 경험에 의하면 거대한 물줄기는 못 막는다”며 “(의혹은) 결국 다 밝혀지게 되고 드러나게 된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도 “현재 드러나는 여러 정황은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게이트의 공동정범임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에 비해 당심에서 밀리고 있는 홍 후보는 이날 남양주, 의정부, 양주 등 경기 북부 지역을 연달아 방문하며 당원인사 행사를 가졌다. 홍 후보는 이 후보를 겨냥해 “저 사람은 형수에게 쌍욕 하고, 가족 문제, 대장동 개발비리 등에 연루돼 있다”며 “저는 장모 비리, 가족비리도 없다. 민주당에서 시비를 걸 게 없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는 조계종 총무원장을 예방한 후 방송 인터뷰를 가졌다. 원 후보도 대구에서 아시아포럼21 행사를 갖고 라디오 출연 등 공중전을 벌였다.


이현미, 김주영, 김병관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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