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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에너지 무기화 의혹에 “완전 헛소리”

입력 : 2021-10-14 19:03:42 수정 : 2021-10-14 19: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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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원하면 가스 공급 늘릴 것
가상화폐, 지불수단 아직 일러”
차기 대선 출마에는 “문제 없어”

유럽 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정치적 무기로 삼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이 “완전한 헛소리”라고 일축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에너지 포럼에서 그런 의혹은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뒷담화일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이 계약조건에 따른 최대 공급량을 유지하고 있고 유럽 각국이 요구한다면 공급을 늘릴 것이라며 “(공급 확대) 요청을 거부하는 일은 없다”고도 했다.

최근 유럽에선 가스 도매가격이 올 1월 대비 250% 올라 가계·기업 비용 지출 증가 부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에너지 대란의 원인으로는 △올 4월 이상한파에 따른 각국 가스 비축량 고갈 △북해 등지의 풍량 부족으로 유럽연합(EU) 발전량의 16%를 차지하는 풍력발전에 빚어진 차질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침체됐던 경기 회복으로 인한 에너지 수요 급증 등이 꼽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유럽 최대 에너지 공급처인 러시아의 가스 추가 공급 거절이 연료값 급증의 한 요인이라는 의혹을 품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러시아는 유럽으로 15%가량 더 많은 가스를 보낼 수 있다”며 이례적으로 공급 확대 촉구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달 완공된 천연가스관 ‘노르트 스트림 2’를 빨리 승인받으려고 러시아가 몽니를 부리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존재한다. 우크라이나를 거치지 않고 발트해를 통해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잇는 이 가스관이 가동되면 서유럽에 대한 공급량이 2배로 늘어나는데, ‘유럽의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커진다’는 반대가 여전하고 유럽 규제당국의 기술 테스트, 인증 등 절차도 남아 있다.

'노르트 스트림-2' 해저 가스관 부설 모습. 타스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노르트 스트림 2는 “상업적 프로젝트”라고 했다. 정치·외교적 배경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는 “가스관이 가동되면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완화될 것임을 100% 확신한다”고 덧붙여 여운을 남겼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이날 미국 CNBC방송과 인터뷰에서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답했다. 지난주 WTI가 2014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80달러선을 뚫었을 정도로 가파른 유가 상승세가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다만 “러시아 등 산유국은 석유시장 안정을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연가스 대금을 가상화폐로 받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상화폐는 아직 불안정해서 에너지원 지불수단이 되기에는 이르다”고 했다. 차기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말에는 “선거까지는 아직 많이 남았다”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헌법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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