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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옹성’ 아자디 골문 연 손흥민… 벤투號, 희망을 쏘다

입력 : 2021-10-13 20:08:26 수정 : 2021-10-13 20: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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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이란戰 1-1 무승부

‘원정팀의 무덤’서 선제골 터뜨려
이영무·박지성 이어 세번째 득점
후반전 헤딩 동점골 허용 아쉬움
이란 원정 ‘47년 무승 징크스’ 불구
소중한 승점 1… 카타르行 기대감
손흥민(오른쪽 두번째)이 12일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에서 선제골을 넣고 있다. 테헤란=연합뉴스

이란 축구대표팀의 홈구장 아자디스타디움은 한국 축구팬들에게 위압감 넘치는 장소다. 때로는 ‘지옥’, 어떨 때에는 ‘철옹성’으로 불렸을 정도다.

그럴 수밖에 없다.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의 당시 주경기장이었던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이란과 맞붙은 이래 한국축구는 이곳에서 무려 47년 동안 단 한 번도 이란을 꺾어본 적이 없다. 통산 전적도 2무5패. 이란의 수비를 뚫지 못해 득점은 1977년 이영무의 멀티골과 2009년 박지성의 골 등 3골뿐이었다. 아자디 원정이 한국 선수들에게 부담을 넘어 공포로 다가오게 된 배경이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10만여 이란 관중의 함성은 또 어떤가. 끝없는 좌절의 역사와 맞물려 선수들을 위축시키기에 충분했다.

13일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은 이란을 꺾어볼 절호의 기회였다. 이제 우리 선수들도 세계 무대에서 당당히 싸워오며 역량을 키웠기에 무거운 공기 속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감 있게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 속에 무관중으로 경기가 진행된 것도 선수들의 어깨를 조금은 가볍게 할 것이라서 기대를 키웠다.

아쉽게도 이날 한국은 기대했던 첫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그러나 ‘지옥’으로까지 불렸던 곳에서 선제골을 기록하며 이란을 궁지로 몰았다. 머지않아 징크스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얻었다.

초반부터 두터운 수비벽을 쌓고 역습에 주력하는 이란을 상대로 한국은 적극적 측면전환과 중앙돌파를 섞어 공격을 시도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이런 저돌성이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3분 전방으로 튀어나가는 손흥민(토트넘)에게 이재성(마인츠)이 절묘한 스루패스를 날렸고, 손흥민은 질주 후 전방을 향해 달려나오는 골키퍼를 보고 침착한 슈팅으로 득점을 터트렸다. 이란의 이번 최종예선 첫 실점이자 한국이 아자디스타디움에서 12년 만에 만든 득점이었다.

손흥민(맨 앞)이 12일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뒤 특유의 ‘찰칵 세리머니’를 펼치며 기뻐하고 있다. 테헤란=연합뉴스

한국은 리드를 마지막까지 지키지 못했다. 경기장이 위치한 1200m 해발고도의 영향 속에 후반 중반 이후 체력적인 어려움이 찾아온 것이 결정적이었다. 후반 22분 사에이드 에자톨라히(바힐레)의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맞히는 아찔한 순간을 겪었고, 후반 31분 알리레자 자한바흐시(페예노르트)에게 끝내 헤딩 동점골을 내줬다. 이란은 더욱 공격의 고삐를 쥐었다. 후반 33분에는 메흐디 타레미(포르투)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날린 오른발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왔다.

한국도 다시 달아날 기회가 있었다.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돌파 이후 나상호(FC서울)에게 결정적 기회가 나왔으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결국 이날 경기는 두 팀 누구도 승자가 되지 못하고 무승부로 끝났다.

그래도 많은 것을 얻었다. 최종예선 고비로 꼽힌 이란과의 원정경기에서 만든 승점 1은 여타 경기의 승점 3에 비견될 만한 성과다. 여기에 아자디스타디움에서 마침내 득점을 만들어내며 향후 우리 홈구장에서 펼쳐질 이란과의 맞대결에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충분히 기억될 만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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