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하직원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한 항소심 2차 공판이 13일 부산고법에서 열렸으나, 재판 14분 만에 종료됐다.
부산고법 형사2부 오현규 부장판사가 주관한 이날 공판에 오 전 시장 측이 요청한 ‘피해자 진료기록 재감정’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오 전 시장은 재판이 예정된 오전 10시 정각에 하늘색 줄무늬 수의를 입은 채 법정에 들어섰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전날 재판부의 요청에 따라 과거 재판에서 강제추행치상으로 인정된 2가지 판례 사례를 포함한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또 이번 항소심의 쟁점인 피해자 진료기록 감정 촉탁과 관련한 진행 절차에 대한 의견서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오 전 시장 측은 항소심 1차 공판에서 강제추행치상 혐의 인정에 기준이 된 피해자 진료 기록(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재감정을 요구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대한의사협회에 피해자 A씨의 진료기록 재감정을 의뢰했는데, 감정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피해자 측은 오 전 시장 측의 진료기록 재감정 의뢰에 대해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감정 신청으로 당초 8월 18일 열릴 예정이던 첫 공판이 9월 15일로 연기되는 등 고의적으로 재판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오 전 시장이 8월 18일 예정됐던 항소심 1차 공판 당일 코로나 백신을 접종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제출한 기일변경 신청서에 8월 18일 오후 백신 접종이 예정돼 있다는 내용이 있다”며 “실제로 이날 백신을 접종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오 전 시장은 한참을 머뭇거리다 “예”라고 짧게 대답했다.
오 전 시장에 대한 다음 재판은 다음 달 3일 오후 3시 부산고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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