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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인치 이상 드라이버 사용 제한… 미켈슨 "바보같은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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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13 14:11:07 수정 : 2021-10-13 14: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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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 골프협회, 샤프트 길이 제한 내년부터 시행
미켈슨, 즉각 반발… 다른 선수들도 무용론 제기
필 미켈슨이 지난 5월 PGA챔피언십에서 47.9인치 드라이버로 사상 첫 50대 메이저 챔피언에 등극한 뒤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드라이버 샤프트 길이 제한 정책을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13일(현지시간) 밝히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긴 드라이버를 쓰는 필 미켈슨이 즉각 반발한 것 외에 다른 선수들도 무용론을 꺼내들고 있다.

 

USGA와 R&A는 미켈슨 등 장타자들이 반대하는 드라이버 길이 제한 정책을 내년부터 프로 및 아마추어 공식 대회에서 시행하기로 했다고 BBC스포츠가 이날 보도했다. 내년 1월1일부터 현행 드라이버 길이 한도인 48인치가 아닌 46인치가 적용될 수 있다. USGA와 R&A는 다만 이 정책의 시행여부를 대회 주최측이 선택하도록 했고, 공식 대회에만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정책은 48인치 이상 드라이버가 비거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 2년 후인 지난 2016년부터 논의됐다.

 

USGA와 R&A는 한없이 길어지는 드라이버 비거리가 골프의 본질을 훼손한다고 비판해왔다. ‘장타 골프’에 대응하려고 골프 코스의 전장이 늘어나면서 비용 증가로 이어졌고, 골프 저변 확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 골프채널에 따르면 미국프로골프(PGA) 소속 선수의 통계가 처음 잡힌 1980년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56.5야드였지만, 지난해에는 296.4야드로 늘었다. 40년간 39.9야드 증가했는데, 장비 경쟁 때문이라는 평가다. 

 

협회와 기관은 이번 결정을 환영한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내년 1월1일부터 이 정책을 적용하겠다고 했고, 한국·유럽·일본 등 주요 프로골프 투어도 이를 따를 전망이다.

 

46인치가 넘는 드라이버를 쓰는 선수들의 반발이 가장 거세다. USGA에 따르면 46인치가 넘는 드라이버를 쓰는 선수는 전체의 3%정도이고, 일반인 중에서는 2% 정도다.

 

필 미켈슨(51)은 이번 정책에 대해 “지난 40년간 골프가 인기였지만 단체는 재미를 떨어뜨릴 궁리만하는 것 같다”며 “바보같은 행동을 하니 정말 바보”라고 비판했다. 미켈슨은 지난 5월 PGA챔피언십에서 47.9인치 드라이버로 사상 첫 50대 메이저 챔피언에 등극했다. 그는 당시에도 “드라이버 길이를 48인치가 아닌 46인치로 제한하는 근거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하고 “또다시 데이터를 잘못 읽고있다”고 지적했다.

 

긴 드라이버를 쓰지 않는 선수도 정책이 과하다고 비판한다. 저스틴 토머스는 “긴 드라이버로 경기하는 선수가 많지 않다는 것은 유리한 점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오히려 암바 퍼트 방식 등을 규제해야 한다고 했다. 긴 퍼터를 팔뚝에 고정하는 암바 퍼터는 선수들 사이에서 논란이 많다. 정교한 아이언샷으로 정평난 콜린 모리카와도 “장타가 전부는 아니다”면서 “이런 규제는 아무 변화도 끌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타자로 이름난 제이슨 코크랙은 “내 드라이버는 45인치를 넘겨본 적 없지만 누구보다 멀리 친다”며 “긴 드라이버는 똑바로 치기 어렵다”고 정책 무용론에 힘을 실었다. 

 

선수들은 드라이버 길이 제한 이후에 드라이버 헤드 크기, 골프공 성능 등에 대한 제한이 이어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협회는 “이것은 ‘골프 규칙’이 아니라 경쟁 이벤트를 위한 단순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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