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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자리 정부”라더니 청년 10명 중 7명이 구직 단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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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12 23:48:36 수정 : 2021-10-12 23:4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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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삶이 고단하다. 어제 한국경제연구원의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7명이 사실상 구직을 단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65.3%가 ‘자신의 역량, 기술, 지식 부족’을 꼽았고 전공 또는 관심 분야나 적합한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응답도 많았다. 10명 중 6명은 올해 신규채용 환경이 작년보다 어렵다고 했다. 학자금대출을 갚지 못한 연체자가 작년에만 14만여명에 달하고 공황장애·우울증 등으로 고통받는 청년들도 급증한다니 걱정이 크다.

청년 취업대란은 문재인정부의 친노동정책과 코로나19 사태, 거대노조의 기득권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주52시간제,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여파로 인건비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기피하기 마련이다. 민주노총은 시도 때도 없이 총파업을 무기 삼아 임금 인상과 정년 연장,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하니 그 피해와 부담은 청년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 전체 실업률 대비 청년실업률 배율은 한국이 작년 2.67로 미국(1.86), 독일(1.84), 일본(1.63) 등 주요 선진국보다 훨씬 높다.

정부의 인식은 한가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최근 “취업자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근접했다”며 “청년층 회복세가 두드러졌다”고 했다. 고용 실상을 왜곡하는 궤변이다. 청년실업률이 지난 2월 10.1%까지 치솟았다가 8월 5%대로 떨어졌지만 통계 착시에 불과하다. 정부가 세금 퍼주기로 ‘관제 알바’를 양산한 데다 실업률에 빠지는 ‘쉬었음’ 혹은 구직포기자가 늘어난 탓이다. 청년 체감에 가까운 확장실업률은 줄곧 20%를 웃돌고 있다. 5명 중 1명은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김부겸 총리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1일 회동해 청년 일자리 창출 방안을 논의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지난달 김 총리를 만나 3년간 7만개의 청년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년들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말 잔치나 보여주기 쇼에 그쳐서는 안 될 일이다. 이제라도 일자리 정책 기조부터 친노동에서 친기업·친시장으로 바꿔야 한다. 진짜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 정부는 기업을 옥죄는 규제를 확 풀고 노동 유연성 확대 등 고용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청년이 좌절하는 나라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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