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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림하는 富… '금융소득 2000만원↑' 미성년 2000명 넘어

입력 : 2021-10-12 19:57:49 수정 : 2021-10-12 22: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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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53명→2019년 2068명
2020년·2021년 부동산·증시 급등으로
‘금수저 미성년자’ 크게 늘었을듯
부동산 임대소득자도 2800여명

연 2000만원이 넘는 금융소득(이자와 배당 등)을 올린 미성년자가 2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미성년자는 매년 중소기업 초봉 수준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태어날 때부터 배당소득을 받는 ‘0세 배당 부자’와 부동산 임대소득을 올리는 ‘미성년 건물주’도 해마다 늘고 있다. 부동산과 주식시장 호황을 틈타 이른바 ‘금수저’들이 더욱 큰 부를 축적하고 있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미성년자 금융소득 종합과세 신고현황을 보면 2019년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은 미성년자는 2068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금융소득은 총 2109억원이었다.

 

금융소득 연 2000만원 이상 미성년자는 2015년 753명에서 2016년 893명, 2017년 1555명, 2018년 1771명으로 증가세를 보이다 2019년에는 2000명을 돌파했다. 2015년 대비 2019년에는 2.7배로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와 올해 부동산, 주식시장의 가파른 상승세를 고려할 때 이 같은 추세는 더욱 확대됐을 것으로 보인다.

 

인원수가 늘어난 만큼 소득총액도 증가했다. 이들이 올린 금융소득은 2015년 943억원에서 2016년 907억원, 2017년 1724억원, 2018년 1890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하다 2019년에는 2000억원을 넘어섰다. 2015년 대비 2019년 총액은 2.2배 늘었다.

 

2015∼2019년 5년간 이들의 금융소득 합계는 7573억원이며, 이 중 대부분인 97.6%(7391억원)는 주식 배당소득이었다. 이자소득은 2.4%(182억원)였다.

매년 1원이라도 금융소득을 올리는 미성년자 수도 해마다 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배당소득을 올린 미성년자 수는 17만2942명에 달한다. 이들이 신고한 배당소득은 약 2889억원이었다.

 

이는 연간 기준 역대 최대로, 1인당 평균으로는 167만원이다. 태어나자마자 배당소득을 벌어들인 0세는 427명으로, 2016년 118명에 비해 3.62배에 달했다.

 

특히 금융소득을 올린 미성년자 가운데 2000만원 이상을 벌어들인 1%(2068명)가 전체 배당소득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뉴스1

부동산을 통한 부의 대물림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부동산 임대소득의 경우 2019년 귀속 기준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미성년 임대소득자는 2842명으로, 연간 기준 역대 가장 많았다. 이들이 벌어들인 임대소득은 총 558억8100만원으로, 1인당 평균 1966만원에 달했다.

 

이 같은 현상은 소득 재분배라는 조세정책의 기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조부모가 손주에게 증여하는 ‘세대생략 증여’ 또한 건수와 금액이 최근 5년간 2배 가까이 늘어났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절세를 가장한 증여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국세청은 탈루와 편법 증여를 더욱 철저히 검증하고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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