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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만에 2승... ‘무명’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른 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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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10 19:09:01 수정 : 2021-10-10 19: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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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경기 여주 블루헤런G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21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우승한 김수지가 트로피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2017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한 김수지(25·동부건설)는 최근까지 철저한 ‘무명’이었다. 우승은커녕 컷탈락을 밥먹듯 했다. 2019년 28개 대회에서 4차례 톱 10을 기록했지만 7차례 컷탈락했고 지난해도 17개 대회에 출전해 절반 가까운 8차례나 컷 탈락했다. 톱10은 한번도 들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상금랭킹 84위에 그치는 바람에 KLPGA 투어 카드를 상실, 시드전을 거쳐 겨우 투어에 다시 복귀했다.

 

이처럼 투어 카드 지키기에 급급하던 김수지의 눈빛이 달라진 것은 지난 6월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다.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메이저 대회에서 6위에 오르며 샷감이 오른 김수지는 다음 대회인 BC카드 · 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준우승을 거뒀다. 이어 맥콜 · 모나파크 오픈에서 4위에 오르는 등 3개 대회 연속 톱10에 진입하는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를 지배하는 방법을 터득한 그는 결국 지난달 KG · 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사흘동안 한번도 선두를 놓치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115번째 대회 출전만에 감격스런 첫승을 이뤘다. 당시 김수지는 “이제 1승을 했으니, 2승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는데 불과 한달여만에 2승을 신고하며 하반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김수지는 10일 경기도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6660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최종4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묶어 이븐파 72타를 쳤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김수지는 시즌 7승에 도전한 박민지(23·NH투자증권)와 임희정(21·한국토지신탁)을 2타차로 제치고 생애 첫 메이저 퀸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억8000만원. 김수지는 지난주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도 3위에 오르는 등 뚜렷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단숨에 상금 6위(6억2183만원)로 도약했다.

 

3라운드까지 1타 차 단독선두를 달린 김수지는 1타 차로 추격하던 이소미(22·SBI저축은행)가 16번 홀(파3)에서 티샷을 오른쪽 물에 빠뜨려 2타를 잃으면서 승기를 잡았다. 이후 박민지가 이 홀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김수지를 2타 차로 추격했다. 하지만 박민지는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 뒤 벙커로 빠지면서 타수를 줄이지 못해 김수지의 우승이 확정됐다.

10일 경기 여주 블루헤런G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21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우승한 김수지가 동료들로부터 맥주로 축하 세리머니를 받고 있다. KLPGA 제공

우승이 확정된 뒤 눈물을 보인 김수지는 “라운드 내내 긴장하고 떨려서 불안한 느낌으로 경기했는데 끝나자마자 시원섭섭해서 눈물이 났다”며 “원래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지만 오늘은 경기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이 많이 됐다. 특히 전반 버디 기회를 많이 놓쳐서 후반에 어렵게 경기했다”고 밝혔다. 김수지는 이어 “첫우승때는 아무 생각이 안 났는데, 오늘은 '우승을 했구나' 하는 생각에 울컥했다”고 덧붙였다. 김수지는 15번 홀(파4) 약 5m 파 퍼트를 넣고 2타 차 리드를 지킨 장면을 이날 승부처로 꼽았다. 김수지는 “판단 실수로 긴 파 퍼트가 남았는데 자신 있게 치려고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 달 사이에 2승을 거둔 김수지는 “시드전에 다녀오면서 모든 것을 바꿨다. 지난해 시드전에 가면서 충격이 컸는데 첫 승을 하고 나니 마음이 놓여 ‘나도 우승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는 것같다”고 기뻐했다.

 

박민지는 7승 달성에 실패했지만 공동 2위 상금 9500만원을 추가, 시즌 상금 14억2830만원을 기록하며 KLPGA 투어 사상 최초로 시즌 상금 14억원을 넘겼다. 지난해 5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한 박성현(28·솔레어)은 최종합계 2오버파 290타를 기록하며 공동 40위에 머물렀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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