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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2년 전 추진 영화 투자사업도 ‘대장동 닮은꼴’

입력 : 2021-10-11 08:00:00 수정 : 2021-10-11 09: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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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억원대 영화 제작·기획 추진
금융투자자 펀딩·수익 배분 형식
타당성 조사서 부적격… 사업 무산

일각선 “유원 설립 시기와 겹쳐
공사 투자를 개인사업 이용 의심”

檢, 유前사장 구속 20일까지 연장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인 유동규.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인 유동규(구속·사진)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재임 시절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방식의 영화투자를 계획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장동 개발처럼 대규모 도시개발에 이용되는 기법인 PFV는 금융회사 등 투자사들이 지분을 투자한 뒤 사업 성패에 따라 배당을 나눠 갖는 방식이다.

 

10일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에 따르면 유 전 사장은 2018년 10월 취임 이듬해부터 영화산업 투자를 구체화했다. 본부장으로 일하던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대장동 개발이 마무리되던 단계로, 주주들의 고액 배당이 가시화되던 때였다.

 

유 전 사장은 영화투자가 좌절된 뒤 지난해 12월 임기를 9개월이나 남기고 사임하기까지 ‘전략사업’으로 영화투자를 첫손에 꼽았다.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닌 영화산업에 리스크를 감수하며 수백억원을 ‘올인’하려던 이유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공사 관계자는 “영화 촬영지와 일부 비용을 제공하는 PPL 방식의 투자로는 영화가 대박이 나도 얻을 것이 없다는 판단을 했다. 그래서 (유 전 사장이) 직접 영화 기획·제작에 참여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전 사장은 지난해 2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도 “직접 제작자로 투자하면 수익 창출과 PPL은 물론 저작권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외형은 전략투자였지만 공사 연간 예산을 웃도는 388억원의 투자금이 논란을 빚었다. 당시는 공사가 수백억원을 투자한 ‘화성 관광단지’ 영화지구 사업도 15년째 표류하던 때였다.

 

경기도 관계자는 “영화는 기획안과 시나리오, 종잣돈만 있으면 부동산개발처럼 펀딩을 받을 수 있다”며 “요구한 388억원 중 영화 제작과 직접 연관된 돈은 198억원이었다. 이를 쪼개 PFV 방식의 금융투자를 하려던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경기관광공사의 2019년 업무보고에 담긴 영화투자 계획. 업무보고서 캡처

실제로 유 전 사장과 공사는 2019년과 지난해 도의회에서 “영화산업 연구용역을 마쳤다”거나 “공사 미출자 자본금 출자 건의를 통해 자립형 사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은 영화산업의 수익성 악화 등으로 지난해 10월 경기도 타당성 검토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도의회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2일 행정사무감사에서 유 전 사장은 ”(일단) 내년에 50억원을 요청했는데, 기획조정실에서 예산 편성이 안 됐다”고 불평했다.

경기관광공사의 2019년 업무보고에 담긴 영화투자 계획. 업무보고서 캡처

도 관계자는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격”이라며 “지금 생각해보면 유 전 사장이 성남도개공에서 대장동 사업을 함께 기획한 정민용 변호사(남욱 변호사 대학 후배)와 ‘유원’이란 회사 설립을 준비하던 시기와 겹치는 것 같다. 공사 영화투자를 개인 사업에 이용하려던 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가 유원을 설립한 건 지난해 11월로, 사업목적에는 영화 및 드라마 협찬 대행업, 부동산 개발·컨설팅 등이 포함됐다.

 

한편, 검찰은 지난 1일 체포돼 이날 만료되는 유 전 사장의 구속기간을 법원 허가를 받아 오는 20일까지로 연장했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 피의자 구속 기간은 체포 기간 포함 10일이며, 법원의 허가를 받으면 한 차례(최장 10일) 연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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