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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경기관광公 사장 시절 ‘영화투자’ 추진…사적 이용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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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10 14:10:24 수정 : 2021-10-10 14: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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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작사업, 도에 50억 요청했는데 예산편성 안 돼 무산”
지난해 11월 세운 유원홀딩스 목적에 ‘영화 관련 사업’ 포함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후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검찰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성남도시개발공사 출신 정민용 변호사가 세운 회사 유원홀딩스를 대장동 사업의 자금세탁 창구로 의심하고 있는 가운데 이 유원홀딩스가 유 전 본부장이 경기관광공사 사장 재임 당시 추진한 500억원 규모 영화 제작 사업과 관련해서도 유사한 역할을 맡으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최근 나온다. 

 

10일 경기도의회 회의록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경기관광공사 사장 재임 당시인 지난해 11월12일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공사의 영화 제작 사업과 관련해 “저희가 총 500억을 저희 자본금에서 투자하는데, 450억을 (공사에서) 투자하려 했고 50억만 경기도에다가 (투자를 받으려 했다)”며 “내년에 50억을 요청했는데, 지금 기획조정실에서 예산 편성이 안됐다”고 말했다. 이에 도의원이 “직접사업을 못하겠네요, 그러면?”이라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네, 그렇습니다”라며 경기도 측 예산 미지원으로 사업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이같은 발언 이후 한 달 정도 지나 사장직을 내려놓았다. 임기(2021년 9월)를 9개월여 앞둔 시점이었다. 유 전 본부장이 사퇴한 게, 이렇게 그가 재임 기간 주력해 추진한 영화 제작 사업이 무산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유 전 본부장이 사실상 정 변호사과 함께 세운 것으로 알려진 유원홀딩스 사업 목적에 ‘영화 제작’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가 경기관광공사의 영화 제작 사업으로 대장동 사건처럼 공적 사업을 위장해 사적 이익을 취하려는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유원홀딩스는 지난해 11월 자본금 1억원이 들어가 ‘유원오가닉’이란 이름으로 설립돼 두 달여 만에 현재 이름으로 바꿨다. 설립 당시 등록한 목적에 ▲영화 및 드라마 수입, 제작 및 배급판매업 ▲영화에 관한 홍보물, 기획상품 수입 및 제작 판매업 ▲영화 및 드라마 협판 대행업 등 영화 관련 사업이 포함돼 있다. 유 전 본부장이 추진한 영화 제작 사업의 본격적인 이행 시점과 유원홀딩스 설립 시기 등을 고려할 때 경기관광공사 사장 재임 당시 횡령이나 배임 시도를 의심해볼 수 있는 정황이다.

 

한편 유원홀딩스를 유 전 본부장과 함께 세운 정 변호사는 전날 검찰에 출석해 20쪽 분량의 자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과 함께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전략투자팀장으로 일하며 대장동 사업에 깊이 관여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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