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홍준표 의원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해 “범죄 공동체 의혹을 받는 후보”라고 발언하자, 윤 전 총장은 “우리 깐부 아닌가”라며 발끈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깐부는 동지를 음해하지 않는다”고 되받으면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은 10일 페이스북에서 홍 의원을 ‘홍 선배님’이라고 지칭한 뒤 “어제 ‘범죄공동체’라는 표현까지 쓰며 저를 이재명 경기지사와 싸잡아서 공격하셨다. 착잡하다”고 밝혔다.
앞서 홍 의원은 지난 9일 윤 전 총장과 이재경 경기도지사에 대해 “도대체 범죄공동체를 국민과 각 당 당원들이 지지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는 윤 전 총장과 이 지사가 각각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책임자로 지목된 상황을 비판한 것이다. 그러자 윤석열 캠프는 홍 의원을 향해 “자신의 머리와 입부터 세탁하기 바란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윤 전 총장은 홍 의원의 ‘범죄공동체’ 발언을 두고 “좀 지나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우리 정치가 국민 앞에 이 정도 모습밖에 보여드릴 수 없는 것인지…. 참 여러 감정이 얽혀 마음이 복잡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에게는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공동의 목표가 있다”며 “우리의 경쟁은 본선 승리를 위한 과정이고 아무리 치열하게 경쟁해도 경선이 끝나면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 어깨를 걸고 나가야 하는 동지들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홍 선배님! 우리 깐부 아닌가요”라며 “치열하게 경쟁은 하되 품격 있게, 동지임을 잊지 말고, 과거에서 빠져나와 미래로 향하자”고 요청했다.
‘깐부’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표현으로, 딱지치기나 구슬치기 등의 놀이를 할 때 같은 편을 뜻한다. 윤 후보가 ‘깐부’를 언급한 것은 후보 간 거친 설전으로 자칫 ‘원팀’ 정신을 해칠 수 있다며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 캠프는 “윤 후보를 겨냥한 홍 후보의 ‘범죄공동체’ 발언에 대한 국민캠프(윤석열 캠프) 공보실 대응에 대해 윤 후보가 ‘원팀 정신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주의를 줬다”고 언론에 알리기도 했다.

이런 윤 전 총장의 반응이 공개된 직후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범죄공동체라는 말에 윤 후보가 발끈했네요”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어제 그렇게 말한 것은 윤 후보 캠프에서 지난번에 우리 캠프를 공작으로 끌어들이는 거짓 선전을 했고, 확인되지 않은 경선 결과를 거짓 주장하는 반칙을 일삼고 있기 때문에 한마디 한 것”이라며 “캠프의 문제 인사들을 단속하고, 그들의 거짓 음해에 놀아나지 말라”고 날을 세웠다.
이는 윤 전 총장의 ‘고발사주’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박지원 국정원장과 제보자 조성은씨의 만남 자리에 홍준표 캠프 인사가 동석했다는 주장이 윤석열 캠프에서 제기됐던 것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또 윤석열 캠프가 비공개된 순위와 득표율 ‘2차 컷오프’ 결과를 놓고 “윤 후보가 홍 후보를 4%포인트 정도 앞섰다”고 주장한 것을 비판한 발언으로 읽힌다.
홍 의원은 “깐부는 동지다. 동지는 동지를 음해하지 않는다. 나는 팩트 외에는 공격하지 않는다. 정치 수준을 떨어트리는 이상한 짓은 하지 말자”며 “그게 원팀 정신”이라고 거듭 윤석열 캠프를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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