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인 아누부띠 카카티, 한국어 말하기 대회 우승
“일상생활의 감정·감각 풍부한 표현 가능”

“한국어는 감정과 감각을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어 감동이에요.”
인도 젊은이 아누부띠 카카티의 말이다. 한글날(10월 9일)을 하루 앞둔 8일 비대면으로 열린 2021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아누부띠는 한국인 심사위원들도 깜짝 놀랄 정도로 정확한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했다. 인도는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했을 만큼 한국어 교육이 활성화했다.
아누부띠는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온라인 줌(ZOOM), 그리고 유튜브로 개최된 이번 대회에서 ‘내가 좋아하는 한국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한국어에는 소리나 모양을 실제와 비슷하게 흉내낸 감각어인 ‘의성어’, ‘의태어’가 매우 다양하다”며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행복과 슬픔, 놀라움 등의 감정과 감각을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어 감동”이라고 말했다.
“라면은 물이 ‘보글보글’ 끓을 때 넣어야 맛있고, 화가 나면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는 표현에서 보듯이 양성 모음과 음성 모음을 구분해 사용하는 한국어는 매우 과학적입니다.”(아누부띠 카카티)
그의 말처럼 한국어는 세계적으로도 의성어, 의태어가 아주 발달한 언어로 꼽힌다. 자연히 색깔, 소리, 모양 등을 영어 등 다른 언어보다 훨씬 더 섬세하고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
아누부띠가 정확하게 설명한 것처럼 한국어의 풍부한 의성어, 의태어는 양성 모음과 음성 모음 덕분이다. 한 전문가는 “양성 모음과 음성 모음을 이용해 어감을 밝거나 어둡게 조절할 수 있고, 예사소리와 된소리를 이용해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게 한국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대상에 이은 최우수상은 러시아 젊은이 오치로바 바이라에게 돌아갔다. 심사위원장인 조항록 상명대 국제언어문화교육원장은 대상 수상자 아누부띠와 최우수상 수상자 바이라를 비롯한 결선 진출자 10명 전원을 향해 “여러분 모두 대상 수상이 가능한 실력자”라고 입이 마르게 칭찬했다. 이어 “누구를 대상으로 뽑기 힘들 정도로 모두 놀라운 실력을 선보였다”는 말로 심사의 고충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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