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전 기자의 동생을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다음주 김 전 기자를 소환하기에 앞서 기초 조사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 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날 오후 김 전 기자 동생이자 화천대유 이사인 김석배씨를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화천대유가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경위와 내부 경영 상황, 화천대유 측의 로비 정황 등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날 검찰에 출석하면서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의 취업 경위와 ‘50억 클럽설’ 등에 대해 “형이 얘길 안 해서 제가 알 수 있는 게 없다”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도 이번 의혹이 터진 뒤 언론을 통해 처음 얼굴을 봤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곽상도 의원 아들 곽병채씨에 대해선 “입사 6개월 뒤에 누구 아들인지 알았다”며 “일을 진짜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2014년 10월 유 전 본부장이 성남도시개발공사 산하에 만든 전략사업실에서 실장으로 근무한 김민걸 회계사와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팀에서 근무한 이모 파트장도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김 회계사가 대장동 시행사 ‘성남의뜰’에 투자한 천화동인 5호 실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와 같은 회계법인에 근무한 이력을 두고, 김 회계사를 화천대유 측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심은 사람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김 회계사를 상대로 당시 대장동 사업을 추진하며 공모지침서에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왜 넣지 않았는지, 화천대유가 속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에 유리하도록 공모지침서를 작성했는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검찰은 또 이 파트장에 대해서는 당시 사업협약서 검토 의견서에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넣었다가 7시간 만에 삭제하게 된 경위를 물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최근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사용하던 사무실 중 한 곳을 압수수색해 회계 장부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부엔 김씨로부터 수표 4억원을 받아 사무실 운영 자금으로 처리했다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수상한 자금흐름을 추적하고 있는 검찰은 이 장부 등을 토대로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에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진 로비자금의 실체를 규명하고 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