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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무서워했는데”…현장 실습중 숨진 고교생 친구들 ‘오열’

입력 : 2021-10-08 13:18:12 수정 : 2021-10-08 13: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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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도 없이 혼자 잠수, 참변…"철저한 수사·안전 관리감독" 촉구
(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8일 오전 전남 여수시 웅천 친수공원 요트 정박장에서 현장실습 도중 잠수를 하다 숨진 특성화고교 3학년 홍정운 군의 친구들이 국화를 사고 현장에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다. 홍 군은 지난 6일 오전 요트에서 현장실습을 하던중 요트 바닥에 붙은 따개비를 제거하기 위해 잠수했다 변을 당했다. 2021.10.8 minu21@yna.co.kr

"물을 무서워했던 친구라 잠수 교육 때도 수영도 못했는데, 왜 물에 들어갔는지 모르겠어요."

전남 여수에서 요트 현장실습을 나갔다가 잠수를 하던 중 숨진 홍정운(특성화고 3년) 군의 친구들은 8일 취재진을 만나 울먹였다.

홍 군의 친구 A군은 "정운이가 지난 4월부터 요트에서 알바(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최근에 '취직도 할 수 있다'며 좋아했다"며 "요트를 너무 좋아해서 요트 조정 면허증까지 딴 것으로 아는데 이런 일이 생기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B 양은 "춥고 어두운 곳에서 얼마나 무서웠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며 "조금만 친해도 정운이가 물에 들어가기 싫은 것을 다 아는데 왜 물에 들어갔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여수의 한 특성화고에 재학 중인 홍 군은 지난달 27일부터 요트 업체에서 현장 실습을 시작했다.

홍 군의 친구들은 "착하고 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으로 성실하게 일해 사장님이 좋아했다"고 기억했다.

홍 군은 주로 선상에서 항해 보조를 하거나 접객 서비스를 맡았는데, 지난 6일 오전에는 잠수 장비를 착용하고 물에 들어가 요트 바닥에 붙은 따개비를 따는 작업을 했다.

작업을 하던 홍 군은 잠시 수면 위에 올라와 장비 교체를 하던 중 허리 벨트를 풀지 못해 익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홍 군은 잠수 자격증도 없었고 수영조차 하지 못하는데도 무리하게 잠수에 투입돼 안전 관리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8일 오전 전남 여수시 웅천 친수공원 요트 정박장에서 현장실습 도중 잠수를 하다 숨진 특성화고교 3학년 홍정운 군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려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홍 군은 지난 6일 오전 요트에서 현장실습을 하던중 요트 바닥에 붙은 따개비를 제거하기 위해 잠수했다 변을 당했다. 2021.10.8 minu21@yna.co.kr

특히 2인 1조로 잠수를 해야 하지만, 홍 군은 혼자 물속에 들어가는 등 안전을 위한 조치를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요트 바닥에 붙은 이물질 제거도 보통, 요트를 육상에 인양해 작업을 했지만, 민원을 이유로 한 달 전부터는 수중에서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과 전교조, 전국특성화고노조 전남지부(준) 등으로 구성된 여수 고(故) 홍정운 현장실습생 사망사고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이날 사고가 발생한 웅천 마리나 요트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대책위는 "현장실습 업체와 학교, 교육청은 유가족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책임을 다하라"며 "여수해경은 철저한 수사와 해양 안전 관리감독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어 "교육부는 파행적인 학습중심 현장실습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직업계고 교육 정상화 계획을 수립하라"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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