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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구르 수용소서 전기·성고문까지”…망명한 中 공안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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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05 23:00:00 수정 : 2021-10-05 16:3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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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한 前 공안 요원 CNN에 폭로
어린이 구타, 성고문·물고문 자행
中 정부 “직업 교육 센터일 뿐”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있는 수용소. CNN 캡처

전직 중국 공안 요원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 수용소에서 미성년자 구타나 성고문 등 끔찍한 고문이 벌어지고 있다고 폭로했다. 중국 당국은 그간 수용소 내 가혹 행위를 부인해 왔다.

 

4일(현지시간) 전직 공안 요원 ‘장(Jiang)’은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수감자들이)멍이 들고, 울면서 바닥에 무릎을 꿇을 때까지 폭행했다”며 “남녀뿐 아니라 14세 이하 어린이까지 심문 과정에서 구타했다”고 수용소 내 실태를 폭로했다. 

 

공안 출신인 장은 위구르족 수용소에 배치받아 근무한 적이 있으며, 최근 유럽으로 망명했다. 그는 자신과 가족의 신변 보호를 위해 자신을 ‘장’이라고만 소개했다.

 

그는 “수용자들이 움직이지 못하게 고안된 ‘호랑이 의자’에 묶거나, 천장에 매달았다”며 “성고문·물고문·전기의자 고문까지 자행됐다”고 말했다. 이어 “며칠 간 잠을 재우지 않거나, 음식과 물을 주지 않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장은 용의자들이 테러 혐의로 기소됐지만, 수감자 중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감자들 모두)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공안은 용의자의 얼굴을 밟고 자백하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CNN에 따르면 수용소에서는 고문과 비인간화를 위해 간수에게 수감자를 성폭행하거나 학대하라는 명령도 내려졌다. 공안 중 일부는 이를 일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무신경하게 따르는 일도 일어났다. 장은 근무 중 ‘나쁜 경찰’ 역할을 해야 했다고 인정했지만, 자신은 ‘최악의 폭력’은 피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떤 사람들은 그냥 사이코패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55개 공식 소수민족 중 하나인 위구르족은 이슬람교를 믿는 튀르크계 유목민족이다. 한족과는 외모나 종교가 크게 다르고, 전부터 자치구 분리 독립을 추구하는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ETIM)’이 활발히 활동해 와 중국 당국으로부터 극심한 탄압을 받아 왔다.

 

미 국무부는 2017년 이후 자치구 수용소에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최대 200만명이 구금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국제앰네스티가 위구르 수용소 등에서 수집한 50건이 넘는 인권탄압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세워진 수용소가 직업 교육 센터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6월 브리핑에서 "신장에 제기된 이른바 ‘집단학살’ 주장에는 다른 동기가 숨겨져 있으며, 노골적인 거짓으로 가득 찬 루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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