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압둘라 2세·블레어 등 연루
“25년간 저택·요트 등 몰래 투자”
이수만 유령회사 운영 의혹 제기
SM “근거 없어… 법적 대응할 것”

세계 정치지도자와 억만장자 등 유력 인사들이 조세회피처에 거액을 숨겨놓고 탈세와 불법·편법을 일삼았다는 내용의 일명 ‘판도라 페이퍼스’가 3일(현지시간)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이날 세계 14개 기업에서 입수한 약 1200만건의 파일을 검토한 결과 수백명의 지도자와 힘있는 정치인, 억만장자, 유명 연예인 등이 지난 25년간 저택과 해변 전용 부동산, 요트 및 기타 자산에 ‘몰래 투자’를 해왔다고 폭로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인물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다. 판도라 페이퍼스는 푸틴이 내연녀 등 측근을 통해 모나코 내 비밀자산과 연결됐다고 전했다. 푸틴의 측근이자 러시아 국영TV 대표 콘스탄틴 에른스트는 모스크바 내 극장 수십개를 민영화하는 사업에 몰래 참여해 거액을 챙겼다. 러시아 언론은 판도라 페이퍼스 관련 기사에서 푸틴 이름을 뺐다고 WP는 전했다.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대표적 조세회피처인 버진아일랜드 거주 변호사의 도움으로 1995∼2017년 최소 36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고 미국·영국에서 호화 저택 14채를 구입했는데 시가 총액이 1억달러(약 1187억원)가 넘는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경우 880만달러(약 104억원)짜리 빅토리아시대 건축물을 보유한 버진아일랜드 업체를 인수해 2017년 건물주가 됐다. 이 건물은 현재 부인 셰리 여사 명의로 돼 있다고 판도라 페이퍼스는 지적했다.
ICIJ 프로젝트에 참여한 국내 독립언론사 ‘뉴스타파’는 SM엔터테인먼트와 관련해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와 SM 관련 홍콩법인 8개를 발견했다”며 “이 총괄 프로듀서가 조세회피처인 홍콩에 페이퍼컴퍼니를 운영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SM 측은 4일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이어 “근거 없는 의혹 제기로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뉴스타파 및 기자들에 대해 모든 가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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