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곽상도 무소속 의원 아들 곽병채씨의 화천대유 퇴직금과 관련한 해명을 두고 “온 나라에 청년들의 탄식이 깊어진다”며 “부모를 탓하는 것이 아닐진대 이런 좋은 직장을 소개해 줄 능력 없는 부모들은 또 그들대로 마음이 뭉그러진다”고 했다.
이 지사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공의 적’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6년 대리 근무, 퇴직금 50억 원’, ‘어지럼증·이명 산재위로금 50억원’이라고 지적하며 이같이 적었다.
이 지사는 “MZ세대가 택배업에 몰린다고 한다. 또래들이 하는 일에 비교해 수입이 많아서라는 설명이다”라며 “하지만 그 택배 노동자 중 지난해부터 올해 6월 3일까지 과로사로 사망한 노동자만 21명이다. 곽 의원 눈에는 죽을 만큼 일하던 그 사람들이 보이기는 할까”라고 꼬집었다.
이어 “곽 의원 아들 눈에는 이렇게 일하다 죽어가는 또래 친구들의 처절함이 보이기는 할까”라고 되물으며 “어떻게 이런 죽음 앞에서 신청도 안 한 산재 핑계를 대며 50억원이 어지럼증·이명 위로금이라 당당히 말할 수 있나”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의 심각성은 성실한 사람들의 삶, 청년들의 삶의 의욕을 냉소하게 했다는 데 있다”며 “희망을 품고 쌓아가던 평범한 이들의 공든 탑을 가차 없이 발로 걷어찼다는 데 있다. 그것이 곧 사회악이며 공공의 적”이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개발이익 국민환원제를 도입하겠다고 재차 약속하면서 “청년들의 탄식, 부모님들의 자괴감에 제 가슴도 무너진다. 이 땅의 모든 불공정을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재명 지사 페이스북 글 전문.
<공공의 적>
‘6년 대리 근무, 퇴직금 50억 원’, ‘어지럼증·이명 산재위로금 50억원’
온 나라에 청년들의 탄식이 깊어집니다. 부모를 탓하는 것이 아닐진대... 이런 좋은 직장을 소개해 줄 능력 없는 부모들은 또 그들대로 마음이 뭉그러집니다.
들어본 적 없는 어마어마한 퇴직금, 산재위로금. 게다가 건강이 나빠졌다던 그 시기에 조기축구회에서 맹활약했다는 내용이 기사화되고 있습니다. 해명이 납득 되지 않아 오히려 자문하게 됩니다. 어떻게 이런 해명을 할 수 있을까? 혹시 자기들이 그렇다면 그렇게 알아 듣는... 어느 영화의 대사처럼 국민을 개돼지로 생각하는 건가...
MZ세대가 택배업에 몰린다고 합니다. 또래들이 하는 일에 비해 수입이 많아서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그 택배 노동자들 중 지난해부터 올 6월 3일까지 과로사로 사망한 노동자만 21명입니다. 21명.
곽상도 의원 눈에는 죽을 만큼 일하던 그 사람들이 보이기는 할까요? 곽상도 의원의 아들 눈에는 이렇게 일하다 죽어가는 또래 친구들의 처절함이 보이기는 할까요? 어떻게 이런 죽음 앞에서 신청도 안했던 산재 핑계를 대며 50억 원이 어지럼증·이명 위로금이라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걸까요?
누군가의 댓글 하나가 가슴을 울립니다.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작업하다 죽은 그 스무 살짜리 아이는 얼마 받았나, 용광로에서 일하다 떨어진 그 사람은? 어딜 어떻게 다쳐야 50억을 산재보상으로 받나?’
이번 사태의 심각성은 성실한 사람들의 삶, 청년들의 삶의 의욕을 냉소하게 만들었다는 데 있습니다. 희망을 갖고 쌓아가던 평범한 이들의 공든 탑을 가차 없이 발로 걷어찼다는 데 있습니다. 그것이 곧 사회악이며, 공공의 적입니다.
청년들의 탄식, 부모님들의 자괴감에 제 가슴도 무너집니다.
이 땅의 모든 불공정을 바로 잡겠습니다. 끼리끼리 불로소득 해먹으며 공정을 해치는 부동산 적폐세력, 반드시 없애겠습니다. 개발이익 국민환원제 반드시 도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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