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성남시장 재직 시절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연일 제기하고 있는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 원색 비난을 가하자 이준석 대표가 정면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이 대표는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지사의 발언을 다룬 기사를 올리곤 “난사를 시작했다. ‘대장동 설계자’를 자처하더니 마음이 급해지셨나 보다”라며 “이 지사가 입이 험한 것은 주지의 사실인데 저는 비례의 원칙으로만 대응하겠다. 이 지사의 추악한 가면을 확 찢어 놓겠다”고 적었다. 이 대표가 올린 기사는 이 지사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보훈회관에서 열린 ‘개발이익 환수제도 문제와 개선방안에 대한 긴급 토론회’에서 이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를 콕 찝어 비난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지사는 이 대표에 대해선 “이미 ‘50억 게임’에 참여한 사람이 여러 명인 것을 한참 전에 알고도 여권 인사가 있었으면 가만히 있었을 리 없는데 지금까지 숨기고 모른척하고 국민들에게 ‘몸통은 이재명, 이재명이 다 설계하고 다 이재명이 만들었다’고 했다”며 “국민을 속인 죄를 물어 봉고파직(封庫罷職·부정을 저지른 관리를 파면하고 관고를 봉해 잠근다는 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50억 게임은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대장동 의혹의 중심에 선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등 명목으로 받은 금액을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빗댄 표현이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김 원내대표를 겨냥해 “이분은 본인도 추석 전에 이미 ‘곽 의원이 아들 이름을 빌려 뇌물을 받은 게 아닌가’(라고 생각한 게 아니냐)”며 “김 원내대표는 봉고파직에 더해 저기 남극 지점, 남극에 있는 섬에 위리안치(圍籬安置·중죄인을 외딴 곳에 귀양보낸 뒤 거주지 주변에 가시 울타리를 둘러 가두는 조선시대의 형벌)시키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날 이 지사의 발언은 웃음을 섞은 농담 반 진담 반 성격이었으나 제1야당 ‘투톱’을 끌어내리겠다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그 수위가 상당히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이 지사는 전날 “국민의힘이 앞뒤 모르고 천방지축 뛰고 있는데, 본인들이 파 놓은 구덩이에 곧 빠질 것”이라고 하는가 하면, 지난 27일엔 “국민의힘이 하는 행동은 도적 떼 그 자체”라고 말하는 등 거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 지사의 이 같은 ‘말폭탄’은 대장동 의혹을 외려 ‘국민의힘 게이트’로 규정해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동시에 지지층 결집을 노리려는 의도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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