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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배 수익’ 정치권력 개입했나? 4000억 배당금 향방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입력 : 2021-09-23 18:24:10 수정 : 2021-09-23 21:3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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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자 선정부터 수익 배분까지 곳곳 의문 증폭

대장동 공고 일주일 전 화천대유 설립
1조5000억 사업 심사 하루 만에 선정
자산관리회사 가산점 사례 거의 없어
지분 작은 민간업체에 가장 높은 배당

이재명 “리스크 큰 사업” 해명 불구
성남시 보고서엔 “사업 타당성 있다”
野 “외부 알려지지 않은 정치권인사
관여 가능성… 자금 흐름 조속히 추적”
지난 16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구역 모습.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자본금(투자금) 3억5000만원으로 4040억원의 배당금(개인투자자 및 법인 몫)을 챙긴 부동산 개발회사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성공 신화’에 정치 권력이 개입했는지, 수익 자금이 결국 어디로 흘러갔는지 등이다. 이 지사는 “제가 단 1원이라도 부당한 이익을 취했다면 후보직과 공직을 다 사퇴하겠다”며 화천대유와의 유착 의혹을 일축하고 수사를 촉구했지만, 사업자 선정부터 수익 배분까지 진행 과정이 일반적인 절차와 다르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언론인 출신 김만배씨는 2015년 2월13일 대장동 개발 사업 공고 일주일 전에 화천대유를 설립하고, 성남시가 대장동 개발 사업을 위해 민관 합동으로 만든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 지분을 확보했다. 김씨 개인 소유인 화천대유가 성남의뜰 지분(보통주) 1%를, 김씨와 그가 모집한 개인 투자자 7명(천화동인 1∼7호)이 참여한 SK증권 신탁이 6%를 나눠 가졌다.

성남의뜰 우선주 50%를 지닌 성남도시개발공사는 같은 해 3월26일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3개 컨소시엄에서 사업제안서를 받은 뒤 하루 만에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1조5000억원 규모의 사업 서류심사를 하루 만에 끝낸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가산점 20점이 부여되는 ‘자산관리회사(AMC)’ 참여 항목을 화천대유 컨소시엄만 충족하고, 나머지 컨소시엄이 해당 가점을 포기한 것을 놓고도 “들러리를 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유튜브 채널 선후포럼에서 “자산관리회사를 포함했다고 해서 가점을 주는 사례가 거의 없는 데다 화천대유 컨소시엄을 제외한 곳에서 이러한 가점을 누락한 채 입찰했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며 “이러한 사업에서 20점은 당락을 결정하는 차이인 만큼 다른 팀이 들러리를 선 것 아니냐는 의심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우선주 50%를 보유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배당금 1822억원을 포함해 개발이익 5503억원을 받은 반면, 지분 7%를 가진 화천대유와 SK증권 투자자들이 배당금 4040억원을 받은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지사 측은 보통주를 보유한 화천대유가 성남도시개발공사보다 뒤늦게 배당받게 된 구조에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해 수익이 늘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애초에 1000배가 넘는 수익을 가져갈 만큼 ‘민간 리스크’가 큰 사업이 아니었다는 지적과 함께 수익 구조 결정 방식을 누가 정했는지를 놓고도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선 개인 투자자인 ‘천화동인’의 실소유자가 따로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의힘 ‘이재명 판교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특별위원회’(특위)가 23일 공개한 2015년 1월 성남시의 ‘대장동 개발사업 추진에 따른 다른 법인에 대한 출자승인 검토보고’(출자승인 문건)에 따르면, 성남시는 “사업 타당성 용역 검토 결과 내부수익률(IRR) 6.66%, 경제성(B/C) 분석 1.03으로 종합적으로 사업 타당성이 있다”며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공동출자자로 참여해 민간이 수익을 지나치게 우선시하지 않도록 하고 사업 정상 추진을 위해 사업 전반을 관리·감독 한다”고 적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2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 입구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성남=남정탁 기자

하지만 보고서 지적 사항과 달리 실제 사업에선 지분이 작은 민간 참여자의 수익을 가장 높게 설정했다. 심 교수는 “같은 지분이라도 사업 기여도에 따라 배당을 나누는 방식이 달라지는데 우리가 모르는 어떠한 이유로 화천대유가 컨소시엄 내 가장 큰 세력인 것”이라며 “보통은 인허가 문제를 해결해주는 역할에 이러한 혜택을 주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당시 인허가권자인 성남시장과 연결고리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금까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정치권 인사가 유동규, 김만배씨 등과 함께 대장동 개발 사업에 관여했고 그 수익이 정치권으로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이 있다”며 “빠른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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