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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안 가고, 누구 안 만나고… 명절 때만큼은 코로나가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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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21 10:00:00 수정 : 2021-09-21 11: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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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인, 성인 3033명 대상 설문조사
‘명절 스트레스’, 코로나 발생 직전보다 18.1%P 줄어

“명절 때만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감사해요. 어디 안 가고, 누구 안 만나니까 너무 좋네요.”

 

코로나19 발생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과거처럼 많은 가족과 친지가 한자리에 모이는 명절 풍경도 크게 달라졌다. 이에 명절로 인한 스트레스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21일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추석을 앞두고 성인 303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77.3%가 ‘안 봐도 될 이유가 생겨서 스트레스가 줄었다’고 응답했다. ‘명절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40.2%로,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설 스트레스’ 관련 조사 당시(58.3%)보다 18.1%포인트 줄어들었다. 특히 여성은 81.9%가 스트레스가 감소했다고 답해 남성(72.4%)보다 9.5%포인트 더 많았다.

 

결혼 25년차라는 A씨는 “맏며느리라 매번 명절 때마다 신경 쓸 일이 많았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벌써 세 번째 조용히 명절을 보내고 있다”며 “연휴 이후 어른들을 찾아뵙긴 하겠지만 오랜만에 식구들끼리만 시간을 보내니 너무 좋다”고 했다. 또 다른 며느리 오은영(가명)씨도 “코로나19 덕분에 명절 문화 하나만큼은 정말 달라졌단 생각이 든다”며 “시가 식구가 많아 행사도 자주 있고, 거리도 멀어 너무 스트레스였는데 코로나19 이후 만나는 일이 확 줄면서 사이도 훨씬 좋아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설문에 응한 기혼자들은 경제적 부담이나 양가 식구들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기혼자들은 ‘용돈·선물 등 많은 지출이 걱정돼서’(33.3%·복수응답), ‘처가·시가 식구들 대하기 부담스러워서’(32.4%) 등을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았다.

 

반면 비혼자들은 대부분 ’가족·친지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서’(52.7%·복수응답), ‘개인사에 대한 지나친 관심이 부담돼서’(47.8%)를 가장 큰 스트레스 원인으로 꼽았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B씨는 “평소 친척들의 잔소리, 오지랖에 명절이 제일 싫었는데 코로나19 덕분에 잘 모이질 않으니 이제는 명절이 다른 때보다 좀 나은 것 같다”고 전했다. 취업준비생 서정우(가명)씨도 “취업 준비를 하다 보면 명절에 듣는 잔소리에 기운이 빠져 친척 집에 더 안 가게 되는데 코로나19로 잔소리를 피할 수 있어 좋다”며 “맛있는 음식 먹고, 공부도 하면서 보내고 있다”고 얘기했다.

 

조사 결과 명절에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으로는 비혼자는 ‘사촌, 부모님의 친인척’(48.8%·복수응답)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기혼자는 ‘배우자’(36.2%·복수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다. 또 ‘추석에 가장 듣기 싫은 말’로는 비혼자는 ‘결혼은 언제 하니?’(35.7%), ‘취업은 했니?’(13.5%), ‘○○는 했다던데’(8.3%)를, 기혼자의 경우 ‘연봉이 얼마야?’(16.7%), ‘○○는 했다던데’(15.3%), ‘왜 그때 집을 안 샀니?’(14%) 등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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