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해우소 역할” VS “유언비어 확산 창구” [김현주의 일상 톡톡]

입력 : 2021-09-20 21:00:00 수정 : 2021-09-20 17:34:5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좋은 직장’에 대한 기대감 상당하지만
회사에 자신의 의견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이들 그리 많지 않아

최근 ‘블라인드’ ‘잡플래닛’ 등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익명성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만큼 좀 더 솔직한 의견이 개진되고, 불만과 분노를 드러내며, 다양한 정보도 공유되는 공간입니다.

 

무엇보다 회사에 직접 의견을 표출하기보다는 외부의 공간에서 모습을 감춘 채 의견을 드러내는 직장인이 적지 않다는 사실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는데요.

 

그만큼 현재 직원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는 회사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좋은 직장’을 원하기 때문에 익명 커뮤니티에서라도 의견을 표출하는 직장인이 많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회사에 대한 애착이 없고, 더 좋은 회사에 다니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굳이 자신의 의견과 감정을 표출하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같은 외부 공간이 아닌 자유롭고 솔직하게 회사에 이야기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합니다.

 

 

◆직장생활 만족도 그리 높지 않은 수준…43.5% “직장생활에 만족하는 편”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좋은 직장’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관련 인식 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좋은 직장에 다니고 싶고, 현재 다니는 회사가 좋은 회사였으면 하는 직장인의 바람이 강하지만, 실제 회사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한 맥락에서 볼 때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가 젊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끄는 이유도 결국 회사에 대한 의견 개진을 통해 좋은 직장을 만들고 싶은 바람 때문이라고 볼 수 있었다. 

 

먼저 직장인들의 직장생활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직장인의 43.5%만이 현재 직장생활에 만족하는 편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아예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직장인(19.4%)도 결코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직장생활의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50대 직장인(52%)과 국가기관 종사자(65.7%), 고위관리직 직급(65.4%)에서 높게 나타났으며, 30대 직장인(37.2%)과 중소기업 종사자(34.8%)의 만족도가 가장 낮은 모습이었다. 

 

◆‘좋은 직장’ 판단 기준은?

 

직장에 대한 만족도와 관계없이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가 어느 정도 이상 ‘좋은 직장’이라고 생각하는 직장인들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65.8%가 지금 다니는 회사가 좋은 직장에 속하는 편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특히 국가기관(85.3%)과 공기업(80.2%), 그리고 외국계 기업(78%)과 대기업(75.7%)에 다니는 직장인들의 평가가 두드러졌다. 

 

반면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은 자신의 회사가 좋은 직장에 속한다는 생각(56.7%)을 적게 하는 편이었다. 

 

과거에 좋은 직장에 다녀본 경험(10.1%)까지 더할 경우 전체 75.9%가 좋은 직장에 재직해본 경험이 있는 모습으로, ‘좋은 직장’을 판단하는 기준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고, 기본적인 것들이라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좋은 직장에 재직해봤다는 직장인들은 무엇보다 고용 안정이 보장되는 것(39.7%, 중복응답)을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직장문화가 유연하고(32.3%), 경제적으로 안정적이며(31.8%), 직원들의 워라밸을 존중해주는(29.9%) 회사가 좋은 직장이라는 인식도 많이 내비친 것이다.

 

이와 더불어 좋은 동기와 직원들이 많다(29.8%)는 것도 회사를 좋게 평가하게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다. 

 

결국 어떤 특정한 이유로 현재의 직장생활에 만족하지는 못하더라도 다른 요인에 의해서 “그래도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다”고 생각하는 직장인들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20대~30대 직장인들은 유연한 직장문화와 워라밸 라이프의 실현을 중요하게 평가했으며, 50대의 경우 다른 연령에 비해 고용안정이 보장되고,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회사인지를 좋은 직장의 기준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강해 보였다.

 

◆77.5% “좋은 직장, 개인의 주관적 만족에 따라 달라져”

 

많은 직장인들이 무엇보다도 연봉 수준을 중요하게 고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연봉만으로 직장생활의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좋은 직장’을 바라보는 기준점이 개인마다 다를 것이라는 생각을 가능케 했다. 

 

실제 대다수 직장인들이 연봉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65.3%)고 평가하는 동시에 회사를 다니는 데는 연봉보다 중요한 조건들이 많다(59.1%)는 생각도 많이 하는 것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직장인들에게 연봉이 매우 중요한 요소인 것은 맞지만, 높은 연봉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55.1%)하는 것이다. 

 

가령 ‘조직문화’가 좋다면(57.3%), ‘직장동료와의 관계’가 좋다면(52.3%), 연봉이 조금 적은 수준이라도 오래 다닐 것이라고 말하는 직장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다만 젊은 층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동의율이 낮은 모습으로, 젊은 직장인들은 먼저 연봉 수준을 많이 고려한다는 사실도 엿볼 수 있었다.

 

결국 좋은 직장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판단’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전체 응답자의 77.5%가 좋은 직장은 개인의 주관적인 만족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에 공감하는 것으로, 이러한 인식은 연령과 직급, 좋은 직장 재직 경험에 관계없이 공통적이었다. 또한 누구에게나 좋은 직장은 존재할 수 없다고 보는 시각도 절반 이상(54.5%)에 달했다.

 

◆10명 중 6명 “코로나 사태, 우리 회사가 좋은 회사인지 생각해보는 계기”

 

대다수가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거나, 재직해본 경험이 있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에는 ‘좋은 직장’이 많지 않다는 인식이 상당하는 점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직장인 2명 중 1명(48.3%)이 한국사회에는 좋은 직장이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바라보는 것으로, 특히 20대~30대 젊은 직장인들이 좋은 직장의 부재를 훨씬 많이 체감(20대 59.6%, 30대 58%, 40대 42.8%, 50대 32.8%)하고 있었다. 

 

더욱이 직장인 상당수가 좋은 직장을 만들려는 기업을 찾는 것이 매우 어렵고(68.3%), 직원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 회사가 별로 없는 것 같다(67.9%)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회사들이 전반적으로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거나, 직원들을 배려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코로나19 사태가 향후 좋은 직장을 평가하는 기준을 바꿀 것이라는 예상도 해봄 직했다. 직장인 절반 이상이 코로나19 상황이 우리 회사가 좋은 회사인지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고(54.3%), 현재 직장에서 받는 처우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54%)고 응답했는데, 그 과정에서 직장생활 및 일에 대한 평가 기준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연령에 비해 30대 직장인의 고민이 깊어 보였다. 

 

◆45.3%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이용하는 사람 주변에 많은 듯”

 

좋은 직장에 다니고 싶은 마음은 최근 익명성이 보장되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직장인의 45.3%가 요즘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은 것 같다고 바라봤는데, 특히 20대~30대 젊은 직장인들이 많이 체감하는 변화였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79.7%가 ‘블라인드’와 ‘잡플래닛’ 같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를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직접 이용해본 직장인도 4명 중 1명(25.3%)으로 절대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의 이용경험은 역시 20대~30대 직장인(20대 37.6%, 30대 39.6%, 40대 12.4%, 50대 11.6%)이 훨씬 많았으며, 기업규모가 큰 대기업(47.6%)과 직장문화가 자유로운 외국계 및 벤처 기업(52%)에 다니는 직장인들의 참여도가 높은 특징도 엿볼 수 있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회사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 수 있고(49.8%, 중복응답) 다른 직원들은 회사에 어떤 의견을 가졌는지 궁금하기(47%) 때문이었다. 

 

이와 더불어 회사에 대해 몰랐던 사실들을 많이 알 수 있어서(39.1%) 이용하는 경우도 많은 편으로, 어떻게 보면 회사와 직원들 간의 소통이 원활하게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익명 커뮤니티 이용자 2명 중 1명(47.4%)은 직접 게시물을 작성하거나 댓글을 달아본 경험도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작성한 게시물은 주로 복지제도 문제(39.7%, 중복응답)와 이기적인 동료 및 임직원(35.9%), 차별적인 대우(29.5%)를 지적하는 내용의 것들이었다. 

 

◆“사실무근의 유언비어 퍼질 가능성 높고, 과장·왜곡 사례도 많을 것” 우려하는 시선도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익명 커뮤니티’의 가장 큰 장점은 회사 직원들의 감정을 풀 수 있는 ‘해우소’ 역할이 가능하다는 점(40%, 중복응답)이었다. 자연스럽게 평소 하기 힘든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고(39.9%), 자신을 노출하지 않고 부당한 대우를 제기할 수 있으며(39.3%), 솔직한 회사 평가가 가능하다(36.1%)고 기대하는 직장인들도 많은 모습이었다.

 

상대적 약자라 할 수 있는 직원들의 소통 창구이자(33.8%), 직장생활에서 겪은 피해를 호소하는 수단(29%)으로 익명 커뮤니티를 보는 시각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반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대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사실무근의 유언비어가 퍼질 가능성이 높고(45.6%, 중복응답), 사실 과장 및 왜곡의 사례가 많을 것이라는(45%) 점이었다. 

 

감정을 해소하고, 불만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중요하게 평가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실관계가 잘못 전달되어 구성원들의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소수의 의견이 마치 다수의 의견인 것처럼 포장될 수 있고(38.9%), 익명성을 기반으로 한 인신공격성 글이 많아질 수 있다(38.8%)는 우려도 상당했으며, 아니면 말고 식의 의견제시로 누군가 피해를 볼 수 있고(36.3%), 과도한 여론몰이가 발생할 수 있다(34.8%)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69% “익명성에 숨어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글 올리는 사람들 많아”

 

기본적으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2명 중 1명(47.9%)은 요즘 직장인들에게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가 필요한 존재인 것 같다고 바라보는 것으로, 역시 젊은 직장인들이 필요성을 더 크게 느끼는(20대 51.6%, 30대 53.2%, 40대 44.4%, 50대 42.4%) 모습이었다. 

 

특히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가 인기 있는 것은 그만큼 직원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않는 회사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는 시각(63.5%)이 많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회사 및 경영진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느끼는 만큼 직장생활에서 쌓인 감정을 해소하고,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그 역할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가 하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은 연령(20대 63.6%, 30대 62.4%, 40대 61.2%, 50대 66.8%)에 관계없이 공통적이었다. 또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는 공익적인 관점에서 필요한 것 같다고 보는 시각도 절반 이상(55.7%)에 달했으며, 조직문화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 같다는 평가(39.2%)도 일부 존재했다.

 

물론 ‘익명성’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의 부정적인 영향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다. 직장인 69%가 익명성에 숨어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글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느끼고 있었으며, 익명 커뮤니티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는 의견도 61.4%에 달한 것이다. 

 

40대 직장인들이 이용자의 공격적인 성향과 악용 사례 등 부작용을 경계하는 태도가 가장 강했지만 20대 직장인의 동의율이 가장 낮았다.

 

◆10명 중 8명 “아무리 익명성 보장돼도 기본적인 예의는 지켜야”

 

이렇듯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의 긍정적인 역할 만큼이나 부정적인 영향력이 크다 보니 이용할 때의 기본적인 예의를 강조하는 목소리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대부분의 직장인(81%)이 아무리 익명성이 보장된다지만 ‘기본적인 예의’는 지킬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공감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의 실제 사실관계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주장(71.9%)도 많았는데, 특히 고연령층일수록 이러한 생각(20대 67.2%, 30대 70.4%, 40대 73.6%, 50대 76.4%)을 많이 하는 것으로 보였다. 

 

물론 회사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전체 응답자의 71.6%가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게시글의 사실 확인을 위해 회사들도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바라보는 것으로, 그만큼 직원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기 위한 회사의 관심과 노력을 기대하는 직장인들이 많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한편 앞으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직장인들은 더욱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64.8%)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실제 이용 의향은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향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를 이용할 의향이 있는 직장인들(43.8%)과 이용할 의향이 없는 직장인들(45.6%)이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난 것이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이용 의향은 특히 20대~30대(20대 60.8%, 30대 51.6%, 40대 31.6%, 50대 31.2%)와 낮은 직급(평사원/실무진 48.7%, 중간관리직 39.9%, 고위관리직 32.7%)의 직장인이 높은 모습이었으며, 회사 유형별로는 대기업(68%) 및 외국계/벤처기업(58%) 종사자들의 이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