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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文 대통령 SLBM 참관 맹비난… “매사 언동 심사숙고해야”

입력 : 2021-09-16 06:00:00 수정 : 2021-09-16 02:3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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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독자개발 SLBM 발사 성공
美·러 등 이어 세계 7번째 기록

3000t급 잠수함서 수중사출… 목표 명중
文대통령 “北도발에 확실한 억지력”
김여정 “대통령까지 나서 헐뜯기 가세”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

북한이 잇따라 미사일을 발사하는 상황에서 우리 군도 15일 첨단 미사일 전력을 대거 공개했다. 군 당국이 기존에는 존재조차 공식 인정하지 않았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고위력 탄도미사일 등 비닉(비밀스럽게 감춤) 무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이날 오후 충남 안흥 소재 ADD 종합시험장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서욱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내 최초로 SLBM을 잠수함에서 시험발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날 북한 정권 2인자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문 대통령의 SLBM 잠수함 발사 참관을 강력 비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부부장은 담화문에서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상대방 헐뜯기에 가세하면 맞대응 성격의 행동이 뒤따를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남북관계는 완전파괴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부부장은 그러면서도 “우리는 그것을 바라지 않는다. (남한 측은) 매사 언동에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수중에 머물고 있던 3000t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에서 발사된 SLBM은 수중 사출 과정을 거쳐 수면 위에서 엔진을 점화해 비행한 뒤 목표지점에 명중했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에 이어 세계 7번째로 SLBM 잠수함 발사에 성공한 국가가 됐다.

 

올해 말 ADD 주관 탐색개발이 끝나는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의 항공기 분리시험도 이뤄졌다. F-4 전투기에서 분리된 미사일은 날개를 펼친 후 목표지점까지 비행해 표적을 타격했다. 군은 탐색개발 종료 후 체계 개발을 거쳐 2028년 이후 KF-21 전투기에 탑재한다는 방침이다.

 

수면위로 솟구치는 SLBM 한국이 독자 개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15일 도산안창호함(3000t급)에서 수중 사출돼 수면 위로 솟구치고 있다. 한국을 세계에서 7번째로 SLBM 운용국의 지위를 갖게 한 이날 발사시험은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에서 문재인 대통령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국방부 제공

탄두 중량을 획기적으로 증대한 고위력 탄도미사일 개발이 이뤄진 사실도 공개됐다. 올해 중반쯤 개발이 완료된 고위력 탄도미사일은 북한 지하갱도를 일격에 파괴할 수 있다. 이밖에도 음속의 수배에 달하는 속도로 날아가 적 함정을 파괴하는 초음속 순항미사일도 지난해 말 개발을 완료했다. 다수의 초소형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우주발사체용 고체추진기관 연소시험이 지난 7월 29일 성공한 사실도 공개됐다.

 

SLBM 시험발사 등을 직접 참관하고 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은 “SLBM을 비롯한 미사일전력 시험의 성공으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자주국방의 역량을 더욱 굳건하게 다지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늘의 미사일 전력 발사시험은 북한 도발에 대응한 것이 아니라 자체적인 우리 증강 계획에 따라 예정날짜이 이뤄진 것”이라면서 “우리의 마시일 전력 증강이야말로 북한 도발에 대한 확실한 억지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김 부부장은 “(남한이) 자기들의 행동은 평화를 뒤받침하기 위한 정당한 행동이고, 우리의 행동은 평화를 위협하는 행동으로 묘사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문대통령 미사일 시험발사 참관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국방과학연구소의 충남 안흥시험장에서 미사일전력 시험발사를 참관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수중발사로 은밀한 적 타격 가능… 실전배치땐 北 위협 전방위 억제

 

국방과학연구소(ADD)가 15일 공개한 첨단 미사일은 국내 국방과학기술의 진면목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에 공개된 SLBM은 탄두부가 뾰족하고 폭이 좁은 형태다. 현무-2B 탄도미사일(사거리 500㎞) 기술을 활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중에서 발사되는 SLBM은 적에게 예측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아 기습 효과가 크지만, 개발 난도가 높다. SLBM 발사는 콜드론치(수중에서 잠수함이 압축공기로 탄도미사일을 물 밖으로 밀어올린 뒤 엔진을 점화하는 기술)→부스터 점화→메인추진기관 점화→장거리 비행→탄착 단계로 진행된다. 바닷속을 항해하는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만큼 SLBM 발사 시 잠수함 수평 유지 및 내열 관련 기술 등 지상발사 탄도미사일보다 더 까다로운 기술이 요구된다. 북한이 2015년 북극성 SLBM을 처음 공개하자 우리 군도 SLBM 개발에 나섰으나 최근까지 관련 시험이 메인추진기관 점화 단계에 머물렀던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이번 시험발사로 SLBM의 발사부터 최종 탄착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성공, 실전배치에 한걸음 다가갔다는 평가다.

정부와 군 당국이 15일 공개한 초음속 순항미사일 탄착 직전 모습. 국방부 제공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은 F-4 전투기에서 분리, 비행하다가 지상 표적을 타격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군은 2028년 이후 KF-21 전투기에 탑재할 예정이지만 독일과 미국 등 선진국은 항공기에서 미사일을 분리한 후 최종 개발완료 단계까지 10여년이 걸렸고, 북한 지하시설을 파괴할 관통력을 구현하는 기술도 난도가 높아 개발기간 연장 등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위력 탄도미사일은 북한 지하시설 파괴작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북한은 암석으로 이뤄진 산악 지대 등을 중심으로 지하시설을 구축했다. 고위력 탄도미사일은 이같은 시설을 일격에 무력화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개발을 완료한 초음속 순항미사일은 빠른 속도로 비행, 상대방의 요격시도를 피하면서 적 함정을 파괴한다. 외형과 성능 등은 요격회피능력과 경량화 수준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 러시아 야혼트 초음속 대함미사일과 비슷하다. 사거리는 300∼550㎞ 수준으로 알려졌다. 적 레이더에 탐지될 확률을 낮추는 설계 기술이 적용됐으며, 위성항법(GPS)·관성유도(INS)장치 및 레이더·열영상 센서 등을 조합, 적 함정을 정밀타격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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