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후조리원에서 코로나19에 확진된 신생아와 그 산모들이 온수도 나오지 않는 병실에 집단 수용됐다는 국민청원 글이 올라와 보건당국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15일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경기 구리시 조리원에서 신생아 4명이 확진되면서 음성 판정을 받은 산모 4명이 함께 평택의 한 코로나19 치료 병원에 입소하게 됐다”는 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출산 열흘이 지난 산모라고 밝힌 A씨는 “이곳은 소아청소년과가 없는 일반 병원으로, 열악한 환경 속에 신생아와 산모 8명이 한 병실에 격리돼 있다”며 “병실 에어컨이 고장이 나 땀을 흘리고 있고, 따뜻한 물도 나오지 않아 신생아를 목욕시키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산모들은 수유해야 함에도 병원식에 고춧가루가 들어간 음식이 나오고, 아기 침대도 제대로 배정되지 않아 신생아 4명이 병상에서 산모 다리 사이에 누워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갑작스럽게 확보한 병상이라서 아기를 위한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건 이해한다”면서도 “구리시보건소에 아무리 항의해도 ‘평택으로 넘겼으니 그쪽에 얘기하라’는 답변만 하고 있어 너무 무책임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1인 병실을 요청한다”며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남편이 있고 외부 사람과 분리될 수 있는 집에서 자가 격리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날 오전까지 해당 글에는 1만명 가까운 사람들이 동의했다.
평택시보건소 관계자는 “관내 코로나19 치료 병원 사례가 맞는지 확인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해당 병원 측과 대책을 강구해 산모와 신생아가 불편을 겪는 일이 더는 없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A씨와 같은 사례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이 온라인 맘카페에 올린 글에선 시설이 낡아 천장에서 물이 새고 산모들에게 고춧가루가 든 음식이 배급된 사진이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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