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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신고해도 다 내 동료” 경찰 남편의 폭력서 벗어나고 싶은 아내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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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14 17:24:53 수정 : 2021-09-17 22: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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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현직 경찰 남편을 둔 아내가 자신을 향한 남편의 폭력과 바람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호소했다.

 

지난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현직 경찰관의 가정폭력을 제대로 수사받을 수 있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현직 경찰을 남편으로 뒀다고 자신을 소개한 A씨는 “저는 가정폭력의 피해자다. 가해자인 제 남편은 현직 경찰관이자 몇 개월 전까지 여성청소년 수사팀의 수사관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남편의 폭력과 여자 문제로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절박하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도움을 요청드린다. 시민들 지켜줘야 할 경찰관이 가정폭력의 주범이다”라며 2017년 부부싸움을 하던 도중 처음 남편의 욕설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 이후부터 심한 욕설과 폭언이 계속됐다”며 “이듬해 육아로 인한 다툼 중에 아이를 안고 있는 제게 욕설과 폭언을 하면서 의자를 집어 던졌고, 제 목을 조르고 이혼을 통보하며 집을 나갔다. 당시에는 아이가 몸이 안 좋아 신고할 생각도 못 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2019년에는 아이가 보는 앞에서 남편이 구타를 시작했다. 아이는 울어대고 저는 고작 할퀴거나 머리카락을 잡는 게 다였다”며 “남편이 ‘112에 신고해라. 신고해도 쌍방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나는 처벌 안 받는다. 나는 사회적 평판이 좋고 여청과 직원들 다 내 동료다. 누가 네 말을 믿어줄 것 같냐’라는 말을 해 저는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상황을 벗어나고자 A씨는 시댁에도 도움을 요청했지만 “네가 대들어서 맞은 거다. 남자는 여자가 그러면 주먹이 나오게 돼 있다”, “내 아들 성격 모르냐. 죽어 지내고 순종하라” 등의 말만을 들었다고 밝혔다.

 

A씨는 “올해 2월 여자 문제로 다투다가 남편이 일방적으로 이혼을 통보한 뒤 생활비를 끊고 통장을 모조리 가져갔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남편은 여성청소년 수사팀에 장기간 근무해 법의 허점도 잘 안다”며 “현재 여성청소년 수사팀 근무자들도 친한 선후배, 동료인데 누가 제 편에서 공정한 수사를 해주겠냐”고 의문을 나타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남편은 본인의 사회적 지위와 평판을 이용해 신고해도 소용없다는 식의 가스라이팅을 했다”며 더는 견디기 어려운 상황을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14일 오후 5시30분경 1474명의 동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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