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일명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33)씨에게 박지원 국정원장이 국가기밀을 공유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 “박 원장,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진술한 대외비 내용도 조성은에게는 다 털어놓는군요”라며 “박 원장이 조성은에게 국가기밀 유출한 건 없는지도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 의원은 박 원장이 올해 2월 국회 정보위에서 한 비공개 발언이 비슷한 시기 조씨의 페이스북에 거론된 점 등을 근거로 이같이 주장했다.
앞서 조씨는 지난 2월15일 페이스북에 “설이라고 뵙고 어제 다섯 시간 넘게 나눴던 말씀이 생각나서 엄청 웃었네. 머리 꼭대기에 계시던데”라고 적었다. 또 조씨는 “나는 별말 안 했다, 다 공개하면 딴 건 모르겠고 이혼할 사람들 많을 거다, 고만 전하라 했다”, “날던 새가 떨어지던 시절을 넘어 내가 걸어가도 새가 안 날긴 하던데”라고 썼다.
하 의원은 “박 원장은 정보위 회의에서 종종 ‘과거에는 국정원장이 지나가면 날던 새도 떨어진다고 했는데 요즘은 국정원장 지나가도 새 한 마리 안 난다’는 언급을 했다. 그런데 비슷한 내용이 조성은 페북에 있다”고 설명했다.
하 의원은 조씨가 언급한 ‘공개하면 이혼할 사람 많을 것’이라는 문장에 대해서는 “이 말은 올 2월쯤 국회 정보위에서 비공개로 한 말”이라며 “역대 정부들의 국정원이 정치인 불법사찰했는데 그 내용들이 공개되면 이혼할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 원장의 표현이 워낙 하드코어라서 당시 정보위가 끝난 뒤 이 내용은 브리핑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며 “그런데 비슷한 시기 조성은 페이스북에 똑같은 내용이 있다. 박 원장에게 듣지 않았으면 쓰지 못할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2월은 ‘국가정보원 불법사찰’ 논란으로 여야가 격돌하던 시기로, 당시 박 원장은 국회 정보위에 출석해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

하 의원은 “박 원장이 국정원의 대외기밀성 내용을 조성은과는 공유했음을 알 수 있다”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박 원장이 조성은에 유출한 대외비 내용이 더 있는지 즉각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그는 “둘 사이가 국정원 대외기밀까지 공유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인데 고발 사주 사건에 대해 대화하지 않았다는 건 도대체 어떻게 믿나”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 원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조씨와 ‘국가기밀을 공유했을 가능성과 관련해 “그 얘기는 내가 수천 사람한테 얘기하고 다닌다”며 “어떻게든 엮어서 ‘박지원 게이트’로 가려고 하는 것인데 언론에서 그렇게 보도하라. 난 자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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