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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日 북핵대표 회동하는 날 中 왕이 방한

입력 : 2021-09-13 19:00:00 수정 : 2021-09-13 21:2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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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물밑 외교전 치열

지난 6월 서울 협의 후 3개월 만
한·중 외교장관 회담도 이어져
왕이, 美 견제 메시지 내놓을 듯
지난 6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렸던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 당시 한국의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가운데)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왼쪽),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한국과 미국, 일본의 북핵 수석대표 간 협의와 한·중 외교 장관회담이 잇따라 열리는 가운데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까지 맞물리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물밑 외교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을 찾는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방한 직전 미사일 도발에 나선 북한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13일 외교부에 따르면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한·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14일에는 한·미·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갖는다. 노 본부장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지난 6월 서울에서 모인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만나 ‘북핵’ 문제를 논의한다. 14일엔 왕이 부장이 방한해 15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회담한다.

한·중 외교 장관회담의 표면적 의제는 한·중 국교 수립 30주년을 앞둔 전략적 협력관계 강화다. 하지만 이번 왕이 부장의 방한에는 미·중 간 패권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의 관계가 가까워지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중국의 전략적 의도가 담긴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문재인정부가 임기 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해 북한을 대화테이블로 이끌기 위해서는 중국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을 십분 활용해 미·중 사이에서 한국의 중립을 요구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일각에서는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문 대통령의 방중을 요청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날 북한이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하면서 왕이 부장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중국의 주요 일정 등을 앞두고는 도발을 자제해 왔던 북한이 왕이 부장의 방한을 앞두고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중국이 불쾌감을 표할 수도 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대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결의를 위반하지 않는 순항미사일 발사를 통해 저강도 무력시위에 나서면서 미국과 중국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선택해 미국과 중국을 크게 자극하지 않으려 한 것”이라며 “지난 3월25일 탄도미사일에 반발한 조 바이든 행정부를 일부 고려해 탄도미사일을 선택하지 않고, 방한하는 왕이 부장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교수는 “북한이 명백한 유엔 결의 위반인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철저하게 북한 편을 들어온 중국의 입장이 약간 난처해질 수 있다”며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왕이 부장은 방한해 원래 계획대로 대북 문제를 언급할 공간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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