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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에 텅 빈 英 마트 진열대… “총리 빼고 모두 대가 치러”

입력 : 2021-09-13 19:12:57 수정 : 2021-09-13 19:5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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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일손 구하기 더 어려워져
물건 운반 운전사 9만~12만 부족
생산·유통업자·소비자 모두 피해
CNN “총리 빼고 모두 대가 치러”
12일(현지시간) 영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 테스코 맨체스터 지점의 진열대 곳곳이 텅텅 비어 있는 모습. 맨체스터=AP연합뉴스

지난 12일(현지시간) 영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테스코의 맨체스터 지점. 진열대 곳곳이 텅텅 비어 있다. 다른 슈퍼마켓들 사정도 다르지 않다. 물건을 실어 나를 트럭 운전사들이 부족해 빚어진 결과다.

지난해 초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영국에 외국인 일손이 턱없이 부족해 생산자와 유통업자, 소비자 모두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존슨 총리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브렉시트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스코틀랜드 동부 농장주들 협동조합(ESG)의 사연을 전했다.

이 협동조합은 농작물 유통에 수확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다. 브렉시트로 채소를 거둬들일 루마니아나 불가리아 등지의 외국인 계절 근로자들마저 부족해서다. 유통에도 차질이 생겨 콜리플라워 등을 신선하게 보관할 냉장시설이 충분하지 않아 100만파운드(약 16억원)어치에 달하는 일주일치 수확량을 폐기해야 했다.

ESG 부회장인 이언 브라운은 “외국인 근로자들 일부는 아예 오지 않았고 일부는 계획보다 일찍 돌아갔다”며 그 역시 농작물 약 10∼15%, 20만파운드어치를 폐기하게 했다고 말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런던=AP연합뉴스

유통업계 역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영국 로지스틱스에 따르면 현재 영국엔 트럭 운전사 9만∼12만명이 부족한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이 외국인 근로자들이 영국인들로 대체될 수 없다는 데 있다. 트럭 운전사 자격을 따려면 최대 9개월이 걸리고 5000파운드가 필요하다. 여기에 고령화로 젊은 노동력이 부족한 데다 청년들은 트럭 운전 일을 하길 꺼린다.

영국 로지스틱스 대변인은 “안전하지 않은 주차공간이나 휴식공간 등 트럭 운전사의 근로조건 이미지가 젊은 층에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존슨 총리가 충분한 준비 없이 브렉시트를 단행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비판론자들은 정부가 브렉시트 결과에 대비하고 초기 충격을 완화하는 데 실패했다고 말한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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