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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철군 뒤 보폭 넓히는 트럼프… 내심 반기는 민주당

입력 : 2021-09-13 21:00:00 수정 : 2021-09-13 21: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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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63% “지도자로 나서야”

트럼프 ‘9·11 20주기’ 영상메시지서
바이든의 무능한 행정 맹렬 비판
복싱 해설하며 선거 조작 또 꺼내

WP “민주 지지층 재결집에 호재”
뉴섬 지사 주민소환 투표도 유리

언론도 본격 트럼프 견제에 나서
CNN “출마 땐 거짓말 점철” 비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있는 브랜디와인 성 요셉 성당에서 미사를 마치고 떠나면서 주민과 포옹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11일 플로리다주 할리우드에서 열린 복싱경기에 해설자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른 진행자들과 함께 ‘미국(USA)’을 연호하는 모습. 윌밍턴·할리우드=AP연합뉴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한 이후 남겨진 이들 처리 문제 등으로 조 바이든 행정부가 비판받는 상황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 정치판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도자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한 가운데 정치에 무관심한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불러들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며 민주당도 내심 반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CNN방송이 지난달 3일부터 지난 7일까지 성인 2119명을 조사해 12일(현지시간)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층과 공화당 성향 무당파의 63%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공화당에서는 지지층의 71%, 무당파 51%가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에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미국의 아프간 철군 이후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9·11테러 20주기 영상 메시지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맹렬히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열린 9·11 추모식에 참석하는 대신 권투경기 해설에도 나섰는데, 지난해 대선 결과에 대한 불만도 다시 꺼내들었다. 그는 “복싱에서 잘못된 판정을 많이 봤다”면서 “이건 선거와 같다, 이것도 조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우편투표 등에 대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고, 연방대법원 판결에도 이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 9일에는 “누군가와 복싱을 해야 한다면 바이든 대통령이 가장 쉬운 상대가 될 것”이라면서 “바이든은 경기 시작 몇 초 만에 쓰러질 것”이라고 조롱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한 음담패설 파문을 언급하며 “고등학교였으면 그를 체육관 뒤로 데려가 사정없이 팼을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한 반응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폭이 넓어지고 있지만 인기는 예전 같지 않다. CNN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다음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가 돼야 정권 탈환에 유리하다”는 응답이 51%, 그렇지 않다는 답변이 49%로 팽팽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은 한때 트럼프 전 대통령을 몰아내고 싶어 했지만 지금은 본선에 나서길 바라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에 무관심한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등장에 다시 결집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게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 주민소환과 관련한 우편투표 현황 등이 근거로 제시됐다. 지난 10일까지 회신된 우편투표는 민주당이 400만표 이상으로 공화당의 2배에 달했다. 이번 투표에 민주당 유권자 2800만명이 투표 의사를 밝혔고, 공화당은 1770만명이었다고 WP는 지적했다.

개빈 뉴섬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선밸리에서 열린 주민소환 투표 반대 집회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선밸리=AP연합뉴스

뉴섬 주지사의 운명은 14일 결정된다. 그가 직을 잃으면 주지사 후보 46명 가운데 1명을 선출하게 되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래리 엘더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앞서 뉴섬 주지사는 자신을 불신임하면 트럼프에게 캘리포니아를 넘겨주게 된다며 방어에 나섰다. 결국 이번 선거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교외의 백인 여성 등 ‘반트럼프’ 성향 유권자들이 트럼프의 재등장에 투표장에 몰리면서 뉴섬 주지사가 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던 미 언론의 견제도 본격화하고 있다. CNN은 13일 칼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 후보로 나설지는 본인만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그가 출마할 경우 어떤 식의 대선 캠페인을 펼칠지는 알 수 있다. 거짓말로 점철되고, 미국의 사회·인종적 차별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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