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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후임 '손도끼' 협박 후 극단 선택...유족 “고통·불면증 호소했던 여동생도 숨져”

입력 : 2021-09-13 16:24:41 수정 : 2021-09-13 16: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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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측 청와대 국민 청원서 호소
경찰이 사건 후 약 20일간 입건조차 하지 않았다며 분통
SBS ‘8 뉴스’ 캡처

 

제대한 지 1주일 만에 손도끼를 들고 찾아온 선·후임의 협박으로 대출까지 받아 돈을 갈취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20대 남성의 유족이 엄벌을 요구하는 국민 청원을 올렸다.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손도끼를 들고 찾아온 상근 후임과, 전역한 선임의 강요로 인해 죽은 막내 동생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유족은 이 글에서 “전역한지 1주일 밖에 안 된 막내 남동생이 집에 찾아온 상근 선후임과 옥상에서 1시간 정도 대화를 나눴다”며 “집에 돌아온 뒤 남동생은 오후 4시30분 옥상에서 떨어져 눈을 뜬 채 사망했다”고 밝혔다.

 

13일 SBS의 보도에 따르면 고인은 앞서 여러 차례 선후임에게 돈을 빌려줬다. 약 400만원을 빌려줬지만 돌려받은 건 30만원 남짓이라는 것이 유족의 설명이다.

 

고인은 또 극단적 선택을 한 날 후임에게 35만원을 입금하고, 500만원 대출의 조회까지 신청했다.

 

고인은 ‘돈을 돌려 달라’고 부탁했지만, 가해자들은 오히려 손도끼를 들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토록 이들이 A씨를 괴롭혔던 이유는 도박 빚 타으로 전해졌다.

 

A씨의 선임은 ‘도박 탓에 고인의 돈을 빌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유족 은 아울러 이번 수사가 더디게 진행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건 직후 상근 예비역 현역이었던 후임은 현장에서 긴급 체포돼 군 경찰에 인계됐다. 그가 쥐고 있던 손도끼(사진)는 군 경찰이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달리 선임병은 잏 20여일 동안 입건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선임병은 사망 당일 고씨를 불러내고 대출을 알아보라고 협박한 장본인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수사가 미진하게 진행되는 동안 선·후임병은 서로 연락해 ‘폭언과 협박은 없었고, 손도끼로 고인이 아닌 선임병을 협박한 것으로 꾸미자’고 입을 맞춘 것으로 드러났다는 게 SBS의 전언이다.

 

유족 측은 이들의 증거 인멸과 수사 방해 정황이 담긴 증거를 확보했고 전달했고, 경찰은 뒤늦게 지난 1일 선임병을 입건한 데 이어 9일 구속했다.

 

다만 선임병의 허위 진술로 수사에 어려움이 있어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를 기다려야 했다는 것이 경찰의 해명이다.

 

더딘 수사 진척에 유족의 속은 타들어만 갔다고 한다.

 

유족 측은 청원에서 “선임을 같은 아파트에서 만나야 했고, 그가 협박하지 않을까 불안 속에 살아야 했다”며 “고통과 불면증을 호소했던 (고인의) 여동생은 정신과 약을 처방받았고, 사건 20일이 지난 후 ‘기타 및 불상’인 상태로 사망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돈을 돌려달라 애원하는 카카오톡 내용, 동생 명의의 예금 등이 충분히 (증거는) 있었다”며 경찰의 더딘 수사를 질타했다.

 

선임병은 특수 공갈 등의 혐의로 수사받고 있으며, 공동 공갈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후임병은 군 경찰에서 구속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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