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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사업 제동?…'시민단체 지원' 사업 겨눈 오세훈

입력 : 2021-09-13 14:58:50 수정 : 2021-09-13 14:5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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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택 등 민간보조·위탁사업 감사·점검…관련 단체 반발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 사업에 참여하거나 지원을 받아온 시민단체를 향해 칼을 빼 들었다.

대대적인 감사와 점검을 통해 세금으로 배를 불려온 단체를 솎아내 혈세 낭비를 막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10년간 굳어진 사업구조에 손을 대는 일인데다 관련 단체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험로가 예상된다.

오 시장이 13일 '비정상의 정상화' 대상으로 언급한 사업들은 시민사회단체에 집중됐던 민간보조·민간위탁 사업들이다. 대부분 고(故) 박원순 시장 재임 시절에 진행된 사업들로, 현재 시 차원에서 감사와 점검이 진행 중이다.

시에 따르면 지난 10여년간 민간보조금과 민간위탁금으로 지원된 금액은 1조원에 달한다. 이 중 일부 금액은 애초 목적과 달리 단체들의 이익에 사용됐다는 게 오 시장의 판단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개소'로 불리는 중간지원 조직이다. 이를 통해 다른 시민단체에 보조금을 나눠주는 역할을 시가 아닌 시민단체가 떠맡고, 다시 다른 단체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세금 부담을 가중했다는 게 오 시장의 설명이다.

그가 관련 시민단체를 '다단계 피라미드 조직'에 비유한 이유다. 실제로 민간보조 사업은 중복 지원과 방만한 운영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마을공동체 사업은 인건비 비중이 절반을 넘고, 청년사업(청년청)은 시민단체 출신이 부서장으로 와 특정 단체에 지원을 집중해온 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조사 결과 자치구별 주민자치사업단 단장의 인건비는 연간 5천만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회투자기금은 특정 단체에 기금 운용을 맡기면서 위탁금 명목으로 40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가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2020년 지원된 기금 융자금 1천235억원의 28%는 동일한 기업에 중복으로 융자되기도 했다.

서울시는 이미 해당 사업들에 대한 감사와 점검에 들어갔다.

시는 지난 7월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운영과 주민자치회 보조금 집행 실태를 점검했으며 지난달에는 태양광·사회주택·한강 노들섬 사업 감사에 착수했다. 청년활력공간 분야 사업 점검과 플랫폼창동61 운영실태도 조사 중이다.

현재 시 감사위원회에서 감사나 조사를 진행하는 건은 27건에 이른다.

오 시장은 "취지 자체가 문제가 있다면 사업 재구조화도 고려하고 있다"며 사회주택과 마을공동체 사업을 대표 사례로 들었다.

두 사업을 포함해 문제로 지적된 사업들은 박원순 전 시장 당시 시작된 사업들이다.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는 2012년, 사회투자기금은 2013년, 태양광 사업은 2014년, 사회주택은 2015년, 주민자치회는 2017년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오 시장이 '박원순 지우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 시장은 "'박원순 전 시장 흔적 지우기'로 매도돼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잘못된 행정을 바로잡는 것은 서울시 수장으로서 주어진 책무"라고 항변했다.

그는 "워낙 오랜 기간 이뤄진 일들이고 시간이 흐를수록 도가 지나치게 확대재생산된 측면이 있었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몇 년까지 근본적으로 잘못 뿌리내린 관행을 바로잡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오 시장이 시민단체의 긍정적 역할·기능까지 폄훼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회주택협회는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왜곡하며 그간 쌓아온 성과를 매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서울시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3일 시정질문에서 오 시장의 유튜브 채널 '오세훈TV'에서 사회주택 관련 내부 문서가 공개된 점을 문제 삼기도 했다.

이에 11∼12월 예정된 시의회의 행정사무 감사와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서도 오 시장의 시민단체를 겨냥한 감사가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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