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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줏집 사장 사망 비보에… 野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주먹구구식 방역기준 바꿔야”

입력 : 2021-09-13 14:40:00 수정 : 2021-09-13 14: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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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기준 알 수 없는 ‘임금님 멋대로’ 방역”
원희룡 “K방역 자화자찬할 때, 자영업자 생존 절벽에”
유승민 “영업제한 타격 심한 자영업자 집중 지원해야”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으로 생활고를 겪다 극단적 선택을 한 23년차 맥줏집 주인 A씨의 빈소의 11일 모습. 연합뉴스

23년째 맥줏집을 운영하던 50대 자영업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생활고를 버티지 못하게 되자 원룸 보증금을 빼 직원들의 월급을 챙겨준 뒤 세상을 떠났다. 야권에서는 그의 죽음을 추모하며, 자영업자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정부의 방역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13일 제119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어제 오전 서울의 한 호프집에서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분들과 만나 하시는 말씀을 경청했다”며 “생을 마감하신 50대 자영업 사장님의 비극적인 이야기도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그리고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애도의 뜻을 나타냈다.

 

이어 안 대표는 “여러 사장님께서는 9시에 닫으라고 했다가, 10시에 닫으라고 했다가, 기준을 알 수 없는 ‘임금님 멋대로’ 방역(을 비판했다)”며 “‘자영업자들 눈엔 코로나19가 아니라 정부가 재난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고 정부의 방역 정책을 비판했다.

 

안 대표는 “정치 방역에서 과학 방역으로, 즉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을 주먹구구식 기준에서 과학적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면서 “정부 주도 방역에서 국민 참여 방역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페이스북에 “고인의 영면을 기원한다”며 “맥줏집 사장님의 사망 소식에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다”고 애도했다. 원 전 지사는 “숨지기 전 남은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려고 살고 있던 원룸을 빼고 모자란 돈은 지인들에게 빌렸다는 소식에 안타까움을 넘어 통탄스럽기까지 하다”며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했겠느냐”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K-방역이라며 자화자찬할 때, 자영업자는 생존의 절벽으로 내몰렸다”며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당하며 막다른 길에서 버티고 또 버티고 있다. 이들을 외면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죽음을 헛되게 해서는 안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분이 절규하고 있다”며 “‘위드 코로나’와 ‘자영업자 회생 프로젝트’가 긴급하게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A씨에 관한 보도를 언급하며 “가슴 아프다”고 적었다. 이어 “제가 코로나 위기 초기부터 주장해왔지만 영업 제한 조치로 가장 심한 타격을 입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해 집중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며 “재난지원금을 80%를 주자, 88%를 주자, 90%를 주자, 100%를 주자를 둘러싸고 정부와 민주당이 표를 얻기 위해 벌이는 논쟁은 오늘 하루도 버티기 힘든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에게는 한가함을 넘어서 정말 너무 잔인하지 않으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은 “제발 지금이라도 선심성 전 국민 퍼주기를 중단하고 소상공인 자영업자, 저소득층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어려운 분들에게 국가 재정을 집중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으로 생활고를 겪다 극단적 선택을 한 23년 차 맥줏집 주인 A씨에게 예전 아르바이트생들이 남긴 메시지. 연합뉴스

앞서 언론 보도를 통해 서울 마포에서 맥줏집을 시작으로 식당·일식주점까지 식당 4곳을 운영하던 자영업자 A씨(57)가 지난 7일 자택인 원룸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알려졌다. 발견 며칠 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A씨는 지인에게 지난달 31일 마지막으로 연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운영한 가게는 방송에 여러 차례 소개되며 인기를 끌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2년째가 되면서 매출은 절반에서 3분의 1로, 하루 10만원 아래로 꺾였고 영업제한조치가 강화된 지난해 말부터는 손님이 뚝 끊겼다. A씨는 4개였던 가게를 100석 규모의 가게 1곳으로 정리했지만, 월세 1000만원과 직원들 월급도 감당할 수 없는 처지로 몰렸다. 

 

A씨는 힘든 상황에서도 숨지기 전 남은 직원에게 월급을 주기 위해 살고 있던 원룸을 뺐고, 모자란 돈은 지인들에게 빌려 채웠다. A씨는 생전 주 5일제 근무, 연차제도 등 직원들을 챙겼고 여러 복지재단에 음식 후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고인의 빈소에는 함께 일했던 직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사장님께 드린 게 없어서 너무 죄송합니다”, “힘들 때마다 항상 반갑게 맞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등 추모 글도 잇따르고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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