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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코로나 시대… 자본주의, 승자독식 접고 약자 품어야

입력 : 2021-09-11 02:00:00 수정 : 2021-09-10 21:3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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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콤 글래드웰 외 9명/모던아카이브/1만5900원

코로나 이후의 세상/말콤 글래드웰 외 9명/모던아카이브/1만5900원

 

자본주의 체제에서 빈부 격차는 피할 수 없는 자연적 현상으로 여겨진다. 그 격차는 상대적인 것으로, 더 많은 부를 가져야 하는 승자독식 구조다. 하지만 ‘팬데믹’을 불러온 코로나19는 이런 자본주의 논리를 부정하는 듯하다. 캐나다 저널리스트이자 유명 저자인 말콤 글래드웰이 코로나19를 ‘축구’에 비유하며 ‘약한 고리’를 강조한 배경이다.

신간 ‘코로나 이후의 세상’은 글래드웰을 비롯한 유명 인플루언서 9명이 코로나19 사태를 분석한다. 책은 인플루언서들이 지난해 4∼6월 열린 유명 토론대회 ‘멍크 다이얼로그’에서 진단한 내용을 엮었다.

글래드웰은 농구가 일부 유명 선수를 내세워 승부를 차지하는 ‘강한 고리’의 스포츠라면, 축구는 정반대인 ‘약한 고리’의 스포츠라고 분석한다. 그는 “축구는 팀에서 가장 뒤처진 선수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라며 “어설픈 선수 한 명이 패스를 잘못하면 함께 뛰고 있는 모든 선수의 노력이 헛수고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축구는 ‘약한 고리의 스포츠’”라고 말한다.

글래드웰은 지금까지 서구사회는 농구와 같은 강한 고리의 스포츠를 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점차 약한 고리의 사회로 변해간다는 것이 그의 전망이다. 글래드웰은 “우리가 빚어낸 세상은 서로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며 “취약점은 곳곳에 숨어 있고, 이는 사회의 나머지 부분을 붕괴시킬 잠재력이 있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 사태는 약한 고리로 무너지는 자본주의의 참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서구사회는 백신 개발에 성공하며 자국을 중심으로 접종을 서둘렀지만, 백신에서 소외된 국가들을 중심으로 변이 바이러스가 창궐하며 백신의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 글래드웰은 “질병의 부담이 가난한 이들에게 편중되는 건 늘 그래왔던 일”이라며 “우리의 시간과 관심, 예산은 손을 흔들고 큰 목소리로 떠드는 사람들에게 쓸 것이 아니다. 문제가 있는 곳에 주의를 기울여 돈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코로나19로 교훈을 얻으려면, 바이러스가 확산하게 된 티핑포인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에이즈 바이러스의 슈퍼 전파자가 누구인지 알아내는 데에만 몇 년이 걸렸다. 결국엔 예측했던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번 코로나19에서도 엄청난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어떤 이들이 전염병에 잘 걸리는 것인지, 전염병의 확장에서 티핑포인트가 무엇인지를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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