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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직 극단 선택했을 때만 잠시…" 방역 일선 여전히 인력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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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10 15:05:49 수정 : 2021-09-10 15: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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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결원 보충하기 위한 신규직원 앞당겨 채용 "현장은 그대로"

격무에 시달리던 부산 간호직 공무원이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이후 부산시가 예정보다 앞당겨 인력을 충원했지만, 현장에서 근무하는 이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10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18일 공무원 235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행정 65명, 공업 30명, 의료기술 26명, 간호 59명, 보건 13명 등이다.

지난 5월 부산 동구보건소에서 격무에 시달리던 30대 간호직 공무원이 숨진 데 따른 조치다.

그런데 일선에서 코로나19 방역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여전히 인력난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충원된 정규직 공무원은 지난해 퇴직, 휴직 등으로 생긴 결원을 보충하기 위해 당초 투입이 예정된 인원인 탓이다.

즉 기존 결원에 대한 추가 채용이기 때문에 현상 유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30대 공무원 A씨는 "당초 박형준 부산시장이 추가 인력을 공급한다고 발표했을 때도 별다른 기대는 하지 않았다"며 "기존 인력에서 추가 인원을 채용해야 직원들이 과도한 업무를 맡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부속품처럼 하루하루를 버티는 게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간호직 공무원이 숨진 사건 이후에도 현장에선 별다른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는 상태다.

사건 발생 초기에는 업무량과 근무 시간 등을 점검하는 등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지금은 예전으로 돌아갔다는 지적이 많다.

9급 간호직 공무원 B씨는 "얼마 전 거리두기가 4단계였을 때 하루 신규 확진자가 150명을 넘나들어 잠도 제대로 잘 시간이 없었다"며 "간호직 공무원이 숨진 당시 보건소 안에서도 조심하자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지금은 이전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직원 사이에선 또다시 격무에 따른 희생자가 나올까 걱정된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온다"고 말했다.

더구나 백신 접종 등 코로나19 관련 업무가 많아지고 지자체 각 부서에 예방접종추진단으로 차출된 인원이 늘어나면서 참다못한 공무원들이 휴직을 내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18일 신규 직원으로 충원된 이후인 지난달 23일 기준으로도 휴직자는 동래구 32명, 남구와 부산진구 31명, 북구와 사하구 30명이다.

공무원노조 부산본부 측은 "휴직을 내는 인원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대략 구청 1개와 비슷한 규모의 인력이 빠져나갔다고 추정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을 쉬기 위해 남아있는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며 "신규 직원이 일에 적응하면 또다시 대규모 휴직자가 발생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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