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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미술은 패러다임 혁명" 작가들의 열띤 토론

입력 : 2021-09-10 01:49:44 수정 : 2021-09-10 01:5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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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사평대로에 위치한 갤러리마크에서 지난달 26일 NFT 작품 활동을 벌여온 작가들이 모여 토론을 하고 있다. 갤러리마크 제공

최근 급속히 성장하며 미술의 신분야가 될지 관심이 뜨거운 NFT(대체불가능토큰)에 대해 작가 10명이 한자리에 모여 방담이 벌어졌다. 서울 서초구 사평대로에 있는 갤러리 마크에서 ‘예술과 화폐의 혼인동맹’(‘디지털 화면으로 만나는 NFT 아트, 잠든 오감을 깨우다’ https://www.segye.com/newsView/20210902513580)이라는 제목의 전시 현장에서다. 지난달 26일 전시 개막일에 모인 참여 작가 10명과 즉석 집담회가 벌어진 현장은 NFT에 대한 젊은 작가들의 가장 신선한 생각이 분출된 따끈따끈한 현장이었다.

 

작가들 역시 NFT의 세계가 처음 열렸을 때는 긴가민가했지만 하나둘 작품을 만들고 포트폴리오를 쌓아가며 NFT예술, 시장에 점차 확신을 갖게 됐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작품 판매와 무관하게, 자신의 작품 이미지가 흘러가는 과정이 추적된다는 것을 주목한 의견이 눈에 띄었다.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알리기 위해 블로그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 계정에 작품을 올렸다가 이미지 도용 등의 피해에 사실상 무방비로 노출돼왔으나 앞으로는 블록체인 기술이 이용된 NFT를 통해 안심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었다. 요요진, 현지원, 김지현, 김보슬, 엠마팍, 김경아, 김한기, 김대성, 정선주 작가가 참여했다.

 

전통 갤러리에 그림이나 조각 대신 NFT작품이 걸리고 곳곳에 큐알코드가 붙어있는 이색적인 풍경 속에 벌어진 즉석 집담회 현장을 소개한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사기”라고 하기도 했는데. 작가들 생각은.

 

김대성 “데이비드 호크니 시대 작품에 접근하는 방식과 달라서 나온 말로 본다. 기존 접근방식은 노동이었다. 붓 터치 하나하나, 입체감을 주는 터치 자체가 하나의 수행 행위처럼 노동과 창작에 기반을 둬 작품이 됐다. 지금 NFT시장은 거의 영상이기에 그런 것 자체에서 ‘사기’라는 걸 이야기한 차원인 것 같다. 이런 분야와도 좀 더 관계를 갖는다면 예술의 한 분야임을 인정할 것이라 본다.”

 

현지원 “‘사기’라는 단어의 뜻을 사전에서 보면 ‘사람을 속여 착오를 일으키게 함으로써’라고 한다. 사기라는 느낌은 어떤 과도기에는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것 중 하나인 것 같다. 진정성 있는 예술이 있다면  NFT든, 조각이든, 실물 형태든 가능하다. 이게 사기가 되지 않으려면 진정성 있는 작품이 나오고 건강한 시장이 구축되면 되는 문제다. 건강한 시장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한다.”

 

요요진 “2018년쯤 크리프티라는 게임을 통해 처음으로 NFT 개념을 접했다. 친구가 고양이 모양의 JPG파일을 보여주며 이게 얼마일 것 같냐고 묻더라. 몇백원 하겠지라고 답했는데, 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더라. 충격을 받았고, 저게 무슨 사기지라는 생각도 저도 했다. 그런 와중에 올해 초 NFT작품들이 나타났고,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구나 싶어 저도 다시 이해하게 됐다.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 수 있다. 디지털파일이 가진 것의 가치를 가상화폐를 통해서 금전적 가치를 부여한다는 거잖나. 그건 또 다른 의미라고 생각한다. 저도 NFT를 접하면서 메타버스 공간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도 발견하게 되고, 일반적으로 들어가는 3D공간, 멋지고 쿨한 공간인 건 알겠는데, 여기서 뭘 하겠나 생각했는데, 거기에도 땅이 존재하고 구매를 하고 가치가 매겨져 있다는 순간부터는 이게 장난이 아니구나 싶었다. 그런 경험에 비춰봤을 때 처음엔 어색할 수 있어도 가면 갈수록 특별한 매력 발견할 수 있을 거다. NFT 컬렉터도 있고 그 안에서 작가 작품에 의미라든지 작가가 가지고 있는 색깔을 좋아해 주시는 분도 생기고 있다.”

 

- NFT가 예술의 한 분야로서 앞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김경아 “미술계는 미술의 한 장르로 이끌어가나 대중은 대부분 아직 투자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작업을 올리고 모아 포트폴리오를 생성해가면서, 예술의 한 장르로 자리 잡고 있다고 몸소 느낀다.”

 

요요진 “복잡해 보이지만, 결국 작품을 보이고, 나를 알리고, 내 작업을 공유하는 좋은 시장이 생겼다고 본다. NFT가 미술쪽에서 먼저 각광받고 유통되고 있지만 광범위하게 활용되리라 본다. 사라지지 않고 더 견고해질 것으로 본다. 가격변동이 심하나 미술 시장도 따지고 보면 마찬가지다.”

 

김지현 “저는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다 페인팅으로 넘어온 케이스다. 개인 작품을 디지털로 하면 파인아트에서는 한 단계 낮은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작품성이나 가격에서 페인팅 아니면 가치를 못 받아 페인팅으로 넘어가던 중이었다. NFT가 생기면서 과거 디지털 작업들을 꺼내와서 NFT작품화 하고 있는데, 과거에는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것이 지금은 새롭게 인정을 받게 됐다. 디지털 작업을 했던 사람으로서 반갑다. 새로운 시장이 열려 새롭게 인정받게 됐고, 자리를 잡게 된다면 디지털작업이든 페인팅이든 (똑같이) 인정받을 수 있게 될 것 같다.”

 

김경아 “일반인이 어떻게 생각할까 하던 중, 재테크 유튜브에 나오는 얘기를 보면서 아직까지는 투자가치로 보는 개념이 더 큰 것 같다고도 느꼈다. 이 시장이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보지만, 아직은 오프라인에서의 거래와 같은 개념은 아니라는 인상을 받았다. NFT가 새로운 장르로 완전히 자리를 잡으면 그때 수많은 작가들이 작품을 올리고, 안목을 키운 일반인들이 작품으로 받아들이고 소유하겠다는 생각을 할 것 같다.”

 

- 실제로 작품이 많이 판매되고 거래되는지.

 

김한기 “NFT의 효용은 꼭 팔리고 안 팔리고의 문제가 아니다. 디지털 작업이란 게 구글, 네이버 등에서 작품을 치면 리스트가 나오는 건데, 사실은 디지털화된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 문제가 항상 존재했다. 내 디지털 데이터가 어디에 있는지도 감을 잡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적어도 디지털 데이터화된 작품을 NFT 화폐로 만든 순간부터는 어떤 작품은 적어도 원본이라는 것이 블록체인으로써 보증된다. 내 작품이 디지털화돼 온라인 세계에서 떠도는 걱정이 많이 줄어들거라고 생각한다. 오픈시 등 거래 사이트에 등록하게 되면, 내 작품이 어디에서 최초로 시작됐고, 누가 사서 어디로 흘러가는지 데이터로 기록되니 큰 장점이다. 오프라인에서 작품을 판매해도 작품이 어디로 가는지 어느 창고 속에 있는지 알기 힘든데, NFT는 그 경로를 한눈에 볼 수 있으니 여러 상황에서 꽤 투명하다. 앞으로 NFT가 큰 도움이 될 거라 본다. 또한 포트폴리오로서 등록해 올려두는 느낌이 강하고, 그렇게 올려두었을 때, 팔리고 안 팔리고를 떠나 작품이라는 가치를 인정받는 느낌이다.”

 

김보슬 “디지털 작업하는 수요는 굉장히 급증해왔다. 기술복제시대에 원본성과 공유성에 대한 것들이 NFT를 통해 새롭게 가치부여가 됐다. 컴퓨터그래픽 등과 같은 디지털 기반 도구(프로그램) 등도 활성화됐고,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상에서 어디든 수많은 사람이 자기 작품을 홍보하고 작업을 수주하고 작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이 이미 소셜미디어에서 이뤄지고 있던 상황이다. 이걸 이제 인터넷이라는 허공에 올리는 것이 아니라 블록체인에 등록함으로써 저작권, 원본성, 공유성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작품에 대한 가치가 생기고 판매가 이뤄진다는 것은 혁명적인 일이다. 굉장히 높이 살 일이다. 퍼포먼스 역시 한 번의 경험을 한 뒤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그 경험이 끝나게 되는데, 이제 어딘가에 기록되고 판매된다는 건 굉장한 패러다임의 변화다. 판매 여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창작자는 판매된다고 창작하고, 안 팔린다고 창작을 그만두지 않는다. 창작은 계속되는 것이고 창작자들에게 생태계가 확대되는 장인 것이어서,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엠마팍 “지난해에 전시를 두 번 했는데 그때 못 판 10㎝, 20㎝ 짜리 작은 그림이 있었다. 이걸 스캔해 엄청 큰 이미지로 프로젝션할 수 있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었는데, 이 이미지들을 애니메이팅해서 NFT로 팔았다. 에디션도 여러 개로 만들어 하나는 작가가 NFT화해서 갖고 있을 수 있는데, 굉장히 의미가 있는 일이다.”

 

- NFT 작가로서 새로 특별한 어떤 기술을 배우는지.

 

김보슬 “움직이는 작품에 더 흥미를 갖고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서 스틸작업을 하는 분들도 급하게 애니메이팅을 배우는 경우가 많다. 처음부터 디지털 작업을 하는 사람도, 스캔을 한 뒤에 움직임만 주는 사람도 있다. 이 새로운 생태계에서 경험해보고 조금씩 습득해나가는 중으로 보인다. 어떻게 하면 작품을 발전시킬 수 있는지, 또 호응이 있을지에 대해 시도해보는 중이다.”

 

-NFT 작품이 아직 생소할 수 있다. NFT을 감상하는 특별한 방법, NFT작품을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면. NFT작품의 장점은.

 

요요진 “처음 감상할 때 가이드를 제안하자면, 일반작품 감상이랑 전혀 다르지는 않을 것 같다. 결국 작품의 메시지 등을 알게 됐을 때, 더 작품의 매력을 느끼게 되고 구입으로 이어지고 더 많은 정보를 알아보고 작가의 팔로워가 되는 거잖나. 그런 면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기존 작업하고 있던 작가가 NFT로 영역을 확장했다고 해서 다른 작업을 하는 게 아니라, 기조와 느낌, 성향을 갖고 진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부담을 갖지 말고 기존 작품 감상하듯 하면 되지 않을까.”

 

 

김대성 “2000년대 유행한 싸이월드를 생각하면, 도토리라는 걸 사서 옷도 입고, 자기 방도 꾸미잖나. 자기만의 방 그게 하나의 메타버스가 될 거다. 메타버스 안에서 자기가 가진 공간을 꾸미고 자기 세계를 만들어가는 데에 NFT예술이 또 이용되지 않을까. 싸이월드 일촌 친구들이 서로 방을 방문하게 될 테고, 그 사람의 집을 꾸민 것을 보고 예쁘다, 좋다, 부럽다, 나도 꾸미고 싶다 하는 생각을 하고, 어디서 구했냐, 나도 소개해달라 할 것이다. 미술사도 마찬가지였다. 오프라인에서 좋은 작품을 갖고 있으면 그에게 어디서 샀느냐, 나도 소개해달라 하면서 흘러왔다. 우리 인간사에서 메타버스가 얼마나 비중을 차지하게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메타버스가 분명 하나의 공간이 될 거다.”

 

김보슬 “싸이월드는 찾아가야 하지만, 이건 정말 누구에게나 보이고 개방성이 있다. 이 사람 취향은 무엇이고, 어디에 가치를 두는지, 취향이 어떤지 누구나 볼 수 있다. 컬렉터로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오히려 더 드러낼 수 있는 투명성이 있는 세계다.”

 

김지현 “우리 아래 세대는 이미 가상과 현실도 구분하지 않는다. 후세대가 받아들이는 건 분명 다를 것이다.”

 

엠마팍 “디스플레이 역시 퀄리티가 굉장히 발전하고 있다. 큰 공간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보통 집에 액자를 여러 개 보관하기 힘든데, NFT를 통해서 여러 이미지를 사고, 하나의 디스플레이에 그때그때 다른 작품을 재생하는 날이 올 수 있다. 훨씬 효율적이라고 여겨질 것이다.”

 

요요진 “해외 컬렉터들이 접근하기도 훨씬 쉬운 환경이 됐다.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외국에 있는 컬렉터가 내 작품을 하주고, 다른 나라 작가도 내 작업에 관심 있다고 표해오기도 했다. 오프라인에서의 물리적 한계, 간극이 없이 열린 시장이라는 말을 체감한다. 해외진출도 쉬워지고 있다. 해외 갤러리도 관심을 가져준다. 메타버스에서 전시를 열 수도 있다. 얼마나 진정하고 진지한 효과가 나게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 분명 그런 활동들이 일어나고 있다.”

 

김보슬 “카카오 등이 접근하는 것도 일반인들이 느끼는 장벽을 낮춰줄 것이다. 선물보내기를 어느 순간부터 우리가 카톡으로 많이 하는 것처럼 언젠가 NFT 예술 작품도 그렇게 될 수 있다. 대중이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본다.”

 

천창진 대표 “각 가정에 (NFT 작품을 켜놓는) 블루캔버스가 하나씩 들어가서 자리를 차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지금 미술계는 NFT에 대한 열광적인 의문점, 호기심, 관심이 상당하다. 시간이 갈수록 충분히 자리 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메이저 갤러리, 작가들도 나설 것이다. 미술 시장은 늘 새로운 것을 찾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평면작업을 두고도 마찬가지다. 선, 면, 색감 하나라도 새로운 게 있으면 찾아간다. NFT는 완벽하게 새로운 것으로, 미술 시장은 큰 매력과 흥미를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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