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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폭등에… ‘틈새형’·‘비(非)아파트’ 주택 규제 완화 카드 꺼낸 정부

입력 : 2021-09-10 06:00:00 수정 : 2021-09-09 22:4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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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장관, 공급기관 간담회서 밝혀

공급 시차 따른 수급 미스매치 해소
분양가 상한제 등 개선 가능성 거론
시장 요구 재건축·재개발 언급 없어

분상제·고분양가관리제도 수정
노 장관 ‘최소한의 규제 완화’ 방점
공급 촉진 제도 개선 ‘시그널’ 분석
지난 7일 서울 시내 아파트단지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생활형숙박시설·주거형 오피스텔 같은 ‘틈새형’, ‘비(非)아파트’ 주택에 대한 건축 규제 완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에 따른 서울·수도권 집값 고공행진 속에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선 소규모라도 신속한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른바 주택 특유의 ‘공급 시차’로 인한 수급 ‘미스매치’(불일치)를 해소할 수 있는 조기공급 병행 방안이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9일 서울 영등포구 대한주택건설협회에서 열린 ‘제2차 주택공급기관 간담회’에서 “도시형생활주택과 주거용 오피스텔 등과 관련한 입지, 건축규제 완화에 대해 전향적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노 장관은 “주택공급 정책도 이제는 단순한 양적 확대의 측면을 넘어서 가구 구성의 다양화와 일터와 주거의 경계가 흐려지는 생활패턴의 변화로 인해 다변화되는 주거공간의 수요를 담아낼 수 있는 맞춤형 공급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승배 부동산개발협회 회장의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은 도심 자투리 땅에 공급하기 좋고, 공간구성, 바닥난방 허용 등의 제도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건의에 대한 답이다. 최근 급증한 1인 가구 증가와 주거 분화 추세에 맞춰 인기를 끌고 있는 오피스텔 등의 인허가 단축, 주차장 규제 완화 등의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에서 직접적인 주택 가격통제 수단으로 활용 중인 분양가 통제의 개선 가능성도 언급했다. 노 장관은 “분양가 심사제와 분양가 상한제, 주택사업 인허가 체계 등에 대한 민간 건설업계의 애로사항을 짚어보고, 개선이 필요한지 여부를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현재의 고분양가 관리제도의 인근 시세 기준 등은 지나치게 ‘보수적’이란 지적을 받는다. 분양가 이견 등으로 신규 아파트 공급 일정이 늦어지는 사례도 많다.

시장에서 요구하는 가장 유효한 주택공급 방안인 재건축·재개발 관련 규제 완화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참석자 일부가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노 장관은 아무런 발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서울 영등포구 주택건설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차 주택공급기관 간담회'에 참석하며 건설사 대표와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오피스텔·다세대주택 규제 풀어 단시간에 공급물량 확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의 9일 민간 건축규제 ‘일부 완화’ 가능성 언급은 현 정권의 규제 일변도 정책 기조에서 봤을 때 상당한 ‘진일보’로 시장에 받아들여진다. 문재인정부는 2019년까지만 하더라도 주택공급 물량이 충분하다는 입장을 견지하다 최근에야 대규모 택지공급, 도심복합개발 등을 통한 공급 확대로 방침을 바꿔 수급 미스매치를 풀어내기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 노 장관의 언급은 정부가 앞으로 주택공급 촉진을 위해선 다양한 제도개선도 검토할 수 있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이날 노 장관은 가장 먼저 도심형생활주택과 주거용 오피스텔 등에 대한 인허가·규제 완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도심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다세대주택 등은 대규모 아파트와 달리 단기간에 건축이 가능한 주택유형이다. 인허가에서 입주까지 3∼5년이 걸리는 수도권 대규모 택지와 3기 신도시 건설 등의 장기 주택공급 방안을 추진 중인 정부가 이들의 공급이 가시화하기 전에 바로바로 공급 가능한 틈새형 주택을 늘리려는 것이다. 역대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집값이 뛰었던 참여정부 때도 공공택지 공급물량을 조기공급하고, 민간택지 내 주택공급 물량을 확대하기 위해 다세대, 다가구, 주상복합, 오피스텔 건축규제를 개선해 단기적으로 집값을 안정시켰던 사례가 있다. 최근 인구 분화와 1인가구 증가 추세가 이런 주택형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주택업계는 이들 비(非)아파트 공급 활성화를 위한 기금융자 지원 강화도 건의했다. 다세대·다가구,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등 건설자금 기금융자 한도가 낮고, 금리가 높아 건설사들이 선뜻 나서지 않는 분야다.

 

이날 진행된 주택 업계와의 간담회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끈 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한 정부의 분양가 관리제도였다. 지난 2월 고분양가 심사제도가 전면 개정됐지만 이후로도 여전히 불투명한 심사와 불합리한 분양가 책정으로 사업지연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주택 업계는 △세부 심사기준 공개 △주택가격반영률 시세반영 확대 △인근시세 상한기준 삭제 등을 국토부에 건의했다. 노 장관은 “필요한 경우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화답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추진 계획 등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과거와 달리 정부가 업계의 건의에 귀를 기울이고 건의에 대한 검토의사를 밝힌 것만 해도 매우 전향적”이라고 평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대한주택건설협회에서 열린 '제2차 주택공급기관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스1

안전진단 기준 강화 등으로 사실상 서울에서 올스톱된 재건축 관련 규제가 언급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서울에서 시작돼 수도권 외곽까지 퍼져나간 집값 상승은 서울 인기 지역에서의 정비사업이 정체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많다. 실제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근 10여년 사이 서울 아파트의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의존도가 78%에 달한다. 또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주택의 50%, 단독주택의 90%, 아파트의 47%가 20년 이상된 노후 아파트다.

 

이런 이유로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 상승 등의 추세는 한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값은 8주 연속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가 6일 기준으로 1주일 전에 비해 0.51% 오르며 5주 연속 최고 상승률 기록을 썼고 인천은 0.43%에서 0.44%로 상승 폭을 키웠다. 전세난 심화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3주 연속 0.25%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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