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자의적 조사 길 열려” 우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고소·고발인 조사 없이도 수사 착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사건사무규칙을 개정했다. 고발인 조사를 생략한 데 따른 비판이 제기돼자 뒤늦은 ‘땜질’에 나선 모양새다.
9일 전자관보에 따르면 공수처는 ‘분석조사담당검사가 수사처 수사 개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고소인·고발인 조사 등 기초조사를 통해 해당 사건의 수사 필요성 등을 분석·검토해야 한다’는 사건사무규칙 13조 2항을 개정했다.
‘고소인·고발인 조사 등 기초조사’를 ‘기초조사’로 단순히 해 고소·고발인 조사를 생략하고도 수사 착수와 이첩 등이 가능하게 한 것이다.
이번 개정은 공수처가 지난 6월 고발인인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 대표를 조사하지 않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의혹을 7호·8호 사건으로 입건하자 정치권 비판이 이어진 데 따른 대응으로 해석된다.
당시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사건사무규칙 13조를 들어 김진욱 공수처장에게 “수사 개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고소·고발인 조사가 있어야 하는데 왜 윤 전 총장 사건에 대해선 하지 않았냐”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개정으로 공수처의 자의적 조사가 가능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택적으로 고소·고발인 조사를 하고 입건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돼서다.
공수처는 “해당 조항에 ‘고소·고발인 조사’가 적시돼 마치 기초조사의 유일한 방법인 것처럼 오해될 소지가 있어 개정했다”며 “선택적 조사를 위한 목적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공수처는 또 사건사무규칙 13·14조의 ‘분석조사 담당 검사’도 ‘담당 검사’ 혹은 ‘수사처 검사’ 등으로 개정해 분석조사실 외 수사부 검사도 수사 착수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규칙 11조 개정을 통해 수사처 수리 사건의 범위도 민원 사건에서 고위공직자범죄 등 혐의에 대한 제보로 구체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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