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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검언유착 사건’ 항소한 檢 “이동재 ‘명시적 언동’ 입증 가능”

입력 : 2021-09-09 19:05:50 수정 : 2021-09-09 19:3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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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항소이유서 통해 1심 판단 전면 반박
“검찰에 영향력 미칠 수 있는 객관적 언동 입증돼”
항소심서 檢과 이 전 기자 측 치열한 공방 예고
 '검·언유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지난 7월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검찰이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으로 기소됐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사건에 대해 “이 전 기자의 협박이 그대로 피해자에게 전달됐고, 검찰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객관적인 언동을 한 것이 충분히 입증된다”면서 항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기자가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게 할 ‘명시적 언동’을 피해자에게 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한 1심 판단을 검찰이 전면 반박한 것으로, 항소심에서 양 측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9일 세계일보가 입수한 검찰의 항소이유서에 따르면, 검찰은 이 전 기자 사건에 대해 이런 이유 등을 들어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의 위법이 있다”며 항소를 제기한 것으로 파악된다.

 

검찰은 우선 이 전 기자가 피해자 이철 전 벨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보낸 서신 등에 검찰 수사상황이 언급되는 등 ‘협박’ 취지가 피해자에게 전달됐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원심은 피고인의 서신만으로는 피고인이 검찰을 좌우할 수 있을 것으로 인식하도록 했다거나 해악의 고지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으나, 피해자 및 지씨 등의 각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의 협박이 그 취지 그대로 피해자에게 전달된 것으로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그 근거로 “피고인의 서신과 지씨와 나눈 대화 내용, 피해자 진술 등에 의하면 피고인이 구체적인 검찰 수사상황을 언급하며 녹음파일, 녹취록을 제시하면서 검찰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객관적인 언동을 한 것이 충분히 입증된다”고 했다.

 

이어 1심 재판부가 법리적으로 공소사실을 잘못 해석해 부당하게 이 전 기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원심은 공소사실을 8개의 강요미수죄가 연속된 것처럼 잘못 해석해 각 8개의 강요미수 범행이 개별적으로 성립돼야 한다는 전제에서 판단했다”면서 “이는 검사의 기소취지를 잘못 해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검사의 기소취지와 같이 피고인의 서신 및 대화 내용을 전체적으로 보아 판단해 보면, 피고인들은 피해자에 대해 수사 및 처벌 등을 언급해 협박한 이후 피해자가 외포(몹시 두려워하는) 상태에 이르자 선처를 언급한 것”이라면서 “이는 일종의 협박의 수단에 불과한 것임에도 원심은 서신, 대화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잘못된 전제 하에 제반 증거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부당하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홍창우 부장판사는 지난 7월 이 전 기자가 신라젠 대주주였던 이 전 대표에게 다섯 차례 보낸 서신의 내용이나 지씨를 세 차례 만나 한 말들이 강요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이 전 기자 및 공범으로 함께 기소된 후배 백모 기자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강요죄가 인정되기 위해선 피해자에게 ‘구체적인 해악’을 끼치겠다고 고지한 점이 인정돼야 하는데, 재판부는 이 전 기자가 서신에 담은 내용 등이 이 같은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전 기자는 지난해 2∼3월 이 전 대표에게 신라젠 사건 관련 혐의로 더 무거운 처벌을 받게 할 것처럼 위협해 여권 인사의 비리 정보를 진술하게 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이 전 기자가 편지 등을 통해 피해자에게 자신이 신라젠 수사를 진행하는 검찰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거나 영향을 미칠 지위에 있다고 믿게 할 만한 명시적, 묵시적 언동을 했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점 등을 들어 무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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