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 측, 사회적 합의기구 결론 때까지 기다려야
대한통운 "빠른 정상화 위해 노력중"

전북 익산지역에서 벌써 3주째 이어지고 있는 택배 파업으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9일 익산 시민들이 소통하는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들에서는 '내 택배는 어디에', '택배 찾으러 갔다가 포기했어요', '해도 너무하네' 등 기다림에 지친 이들의 한탄이 이어지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선물을 돌리기 위해 대량으로 물건을 구입한 자영업자, 수백만원 상당의 고가 캠핑 장비를 구매한 캠퍼, 구하기 힘든 의료품이나 매장 용품을 주문한 이들 등 저마다 다양한 사연을 품고 택배를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뉴스1에 따르면 더이상 참지 못한 일부 시민들은 택배가 보관된 장소로 직접 물건을 찾아나섰다. 하지만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대부분은 발걸음을 돌려야했다. 수천개의 상자더미가 비에 젖고 군데군데 찢어진 채 산처럼 쌓여있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민들은 이제 아예 서로 반품·환불과 관련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어떤 사이트에서 구매한 물건은 어떤 식으로 말하니 바로 환불처리가 되더라'는 식이다.
불편을 겪는 것은 물건을 주문한 뒤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뿐만이 아니다. 당장 필요한 물건을 인터넷으로 주문하려는 이들도 '해당 지역은 택배사 사정으로 주문이 불가합니다'라는 안내 메시지에 원활한 쇼핑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답답한 상황이 시작된 것은 지난달 중순께부터다. 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소속 노조원들이 배송을 거부하면서 수천개에 달하는 택배상자가 CJ대한통운 익산터미널에서 발이 묶였기 때문이다.
익산지역 110여명의 택배기사 중 노조에 가입된 38명이 지난달 초부터 택배 수수료 인상을 요구했고, 18일부터는 아예 배송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노조 측은 "이미 5월부터 조정을 요구해왔지만 대화가 불가하다고 판단해 파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수수료 조정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파업을 풀지 않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대리점 측은 정부와 기업, 대리점·택배노조 등이 참여하는 '택배기사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가 최종 결론을 내릴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CJ대한통운 측은 "빠른 배송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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