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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언·폭력에 극단적 선택… 남편은 장례식장서 “이제 숨 좀 쉬고 살겠다”

입력 : 2021-09-09 22:00:00 수정 : 2021-09-09 16: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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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가족 가스라이팅 주장
게티이미지뱅크

 

동생이 군인 남편의 폭언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호소하는 유족의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스라이팅 및 가정폭력으로 제 동생을 죽음으로 몰고 간 부사관의 처벌을 요구합니다’란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숨진 여성의 언니라고 밝힌 청원인 A씨는 “대학병원 간호사였던 동생은 직업군인 B씨와 오랜 연애 후 지난해 혼인신고했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B씨 부부가 신혼집을 마련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가정불화가 발생했다. 

 

A씨는 “B씨(남편)는 신혼집에 어머니(장모)가 청소를 도와주고 저녁 술자리를 가지던 중 술에 취해 갑자기 화를 내며 ‘내 명의의 집이니 딸(A씨)과 함께 나가라’라며 장모인 저희 어머니에게 캐리어와 이불, 옷을 던지며 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장모는 폭행을 막다가 손톱으로 B씨에게 상처를 입혔다. 이에 B씨는 A씨의 가족에게 5000만원을 요구하며 장모를 폭행죄로 고소하겠다고 협박했다.

 

A씨는 “(이 일로) 언쟁이 오고가던 중 지난 7월28일 동생은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9일 2만 6000여명는 이들이 동의를 나타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이후 유족은 그동안 B씨가 숨진 여성 C씨(A씨 동생)에게 가스라이팅을 해온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B씨의 휴대폰에는 B씨가 C씨에게 상습적으로 폭언을 일삼는 등 수년간 심리적으로 괴롭힌 대화가 남아 있었다고 한다.

 

A씨는 “장례식 내내 B씨는 동생의 휴대전화를 숨기는 등 불안해했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동생의 핸드폰을 본 결과 상상을 초월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며 “모두 네가 잘못한 거다”, “나니까 참고 산다”, “복종해. 빌어”, “네 가족은 널 딸이라 생각 안해” 등의 발언을 자주 했다고 전했다.

 

이어 “B씨는 동생이 저희 가족들에게는 사실을 알릴 수 없게 단속을 하고 상습적으로 돈을 요구했다”며 “싸움에 지친 동생은 본인의 잘못이 없어도 사과를 하게 됐다. 무릎 꿇고 빌지 않으면 사과가 아니라며 받아주지 않았다. 모든 사람의 눈치를 보며 사람을 경계하도록 세뇌하고 병적으로 집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동생 친구들이 설득했지만 동생은 차마 가족들에게 알릴 수 없다면서 종교에 의지하며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려 했다”고 하소연했다.

 

A씨는 특히 “동생은 2만원짜리 쟁반 하나도 B씨에게 허락을 받지 못하면 살 수 없었다”며 “ 가족들은 몰랐다. 동생의 친구들이 장례식 후 동생이 남편 B씨 때문에 힘들어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고 밝혔다.

 

A씨는 “동생은 가족에게 차마 알릴 수 없다.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려 했다”며 “ B씨와의 관계가 사랑이 아닌 줄도 모른 채 10년간 지배 당하고 괴로워하다 끝내 숨진 것이다. B씨와 그의 가족들은 지금도 저희에게 동생의 유품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아울러 “동생 장례식장에 조문온 자신의 친구에게 B씨가 ‘이제 숨 좀 쉬고 살겠다’, ‘나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아야지’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며 “B씨가 동생에게 저지른 일은 계속 발견되고 있다. 불쌍하게 짧은 생을 마감한 동생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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