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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뒤흔든 ‘가짜 수산업자’ 사건, ‘청탁금지법 게이트’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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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09 13:06:43 수정 : 2021-09-09 15:2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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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김 모 씨 등 7명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檢 송치
100억원대 사기 혐의 김 씨 경찰조사 진술에서 시작
현직 검사·경찰 총경·언론인 등 줄줄이 입건
수산업자를 사칭한 116억대 사기범 김모(43·구속)씨의 SNS에 올라온 외제차를 탄 김씨의 모습. 김씨 SNS 캡처

지난 몇달간 한국사회를 흔들었던 ‘가짜 수산업자’ 사건이 결국 ‘청탁금지법 게이트’로 마무리됐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9일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김모(43)씨 등 7명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가짜 수산업자’ 사건은 수산업자를 사칭해 100억원대의 사기를 친 혐의로 구속된 김씨가 지난 4월 경찰 조사에서 돌연 “정치인과 현직 부장검사에게 금품을 줬다”고 진술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조사가 진행되면서 현직 검사와 경찰 총경, 박영수 전 특별검사,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과 엄성섭 전 TV조선 앵커, 중앙일간지 기자 등 언론인들이 줄줄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사건 여파는 컸다. 해당 의혹이 알려지면서 A 검사는 부장검사에서 부부장검사로 강등됐고, B 총경도 직위 해제됐다. 또 박 전 특검은 김씨로부터 렌트카를 빌려탔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특검 자리에서 물러났고, 이 전 논설위원 역시 윤석열 전 감찰총장의 캠프 대변인을 지내다 이 사건으로 그만뒀다.

 

수사 결과 김씨가 그간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 김무성 전 의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등 정치권에도 수산물 등 선물을 뿌린 사실이 확인되면서 검·경과 언론은 물론 정치계까지 엮인 초대형 ‘로비게이트’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5개월간 수사를 벌인 경찰은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으로 결론 내렸다. 김씨가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 전방위적으로 선물을 보내긴 했으나 이들로부터 어떤 업무적인 대가를 받은 혐의는 나오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김씨로부터 금품 등을 받은 혐의로 입건된 사람은 7명이었지만, 경찰은 이중 B 총경(전 포항남부서장)은 수수한 금품 등의 객관적인 가액이 형사처벌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보고 불송치하기로 했다. B 총경은 김씨로부터 수산물과 명품벨트를 수수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가액이 청탁금지법 위반(1회 100만원 또는 1회계연도 300만원을 초과) 기준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과태료 부과대상에 해당한다고 보고 감찰에 통보해 절차대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100억원대 사기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는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로부터 외제차 포르쉐 렌트카를 제공받았다는 의혹을 받은 박영수 특별검사. 뉴스1

주호영 의원은 지인에게 대게 등 수산물을 갖다 주라고 김씨에게 부탁하고 명절에 대게와 한우 세트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나왔으나 역시 청탁금지법 위반 가액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돼 입건되지 않았다. 

 

박 전 특검은 김씨로부터 고가 차량을 무상으로 렌트한 혐의가 인정됐고, A 검사는 명품지갑과 자녀의 학원 수강료, 수산물 등을 받은 혐의가 인정됐다. 또 이동훈 전 위원은 골프채와 수산물, 엄 전 앵커는 차량 무상 대여와 풀빌라 접대, 중앙일간지 기자는 차량 무상대여, 종합편성채널 기자는 대학원 등록금을 받은 혐의가 인정됐다.

 

경찰은 최근 김무성 전 의원이 김씨로부터 차량을 무상 렌트했다는 의혹이 나온 데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등 입건 전 조사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향후 대상을 불문하고 추가 단서가 포착되면 철저하고 엄정하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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