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경찰청 인권위 “피의자 신상공개, 인권침해 우려… 최소화해야”

입력 : 2021-09-09 08:00:00 수정 : 2021-09-09 07:56:1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경찰 내부 지침 개선해야” 권고도
경찰청. 연합뉴스

경찰이 올해 들어 ‘전자발찌 연쇄살인범’ 강윤성(56) 등 피의자 7명의 신상정보를 공개한 가운데, 경찰청 인권위원회가 현행 신상공개 관련 지침은 인권침해 우려가 높다며 개선을 권고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인권위원회는 최근 정기회의를 통해 “경찰 수사단계 신상공개제도의 인권침해 우려 등 폐해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피의자 얼굴 등 신상공개 지침’ 등을 개선하라고 김창룡 경찰청장에게 권고했다.

 

경찰청 인권위는 얼굴·실명 등 신상이 공개되면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신상공개는 범죄예방과 수사 목적이 있는 경우에 한해 최소한의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상공개의 근거가 되는 법률 개정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현재 피의자 신상공개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정강력범죄법) 또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에 근거해 이뤄지고 있다. 구체적인 절차 등은 경찰 내부 지침을 따르고 있지만 ‘범행수단의 잔인성’, ‘피해의 중대성’, ‘충분한 증거’ 등 요건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고, 신상공개의 시기·절차·방법 등 형식적 측면은 법률로 규정되지 않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찰청 인권위는 신상공개 심의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경찰 내부 지침을 개선해야 한다고도 권고했다. 현재 신상공개심의위원회에는 경찰 내부위원 3명, 외부위원 4명이 참여한다. 심의위가 경찰 영향에서 벗어나 독립적이고 공정한 판단을 내리려면 외부 인사의 영향력이 더 높아져야 한다는 것이 경찰청 인권위의 판단이다.

 

아울러 경찰청 인권위는 심의위 절차적 정당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 피의자에게 의견진술 및 소명자료 제출 기회를 충분히 부여하고, 피의자와 피의자 가족을 향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고 언론 등 외부 공개를 최소화하도록 제도를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경찰청 인권위는 “호송·현장검증·송치 등 경찰관서 출입이나 차량 승하차 등 이동 과정에서 피의자 얼굴이 언론 등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사진을 공개한 경우에는 얼굴의 직접 공개를 최소화하고, 공개로 가족과 친지, 친구 등의 신상이 노출되는 등 2차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농후하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한 ‘2차 피해 방지 가이드라인’을 제작하는 등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