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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동료 연구해 또 위기탈출… 류현진, 6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13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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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07 11:27:35 수정 : 2021-09-07 11:3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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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의 류현진이 7일 미국 뉴욕 양키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2021 MLB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뉴욕=USATODAY연합뉴스

류현진(34)이 한국야구를 넘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까지 최고 투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팔색조 투구와 제구력 등 때문만이 아니다. 위기에서 더 강해지는 특유의 강인함이 투구에 위력을 더했다.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위기를 숨겨진 힘을 끌어낸 뒤 과감한 시도까지 더해가며 탈출했고, 이를 기세로 바꿔 순항을 이어가곤 했다.

 

이런 류현진이 올 시즌 찾아온 또 한번의 위기를 멋지게 탈출했다. 토론토는 7일 미국 뉴욕 양키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8-0으로 완승을 거뒀다. 류현진은 이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해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1회초 마커스 시미언과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연속 타자 홈런으로 2-0으로 앞선 가운데 마운드에 오른 뒤 이렇다할 위기 없이 6회까지 상대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토론토는 7회 이후 6득점을 추가하며 승리를 굳혔다. 이로써 류현진은 시즌 13승 8패로 아메리칸리그(AL) 다승 단독 2위로 올라섰다. 다승 1위 게릿 콜(14승·양키스)과는 1승 차이다. 평균자책점은 3.92에서 3.77로 낮췄다.

 

이날 류현진은 앞선 경기들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덥수룩하게 길렀던 수염을 깔끔하게 밀고 마운드에 오른 것. 심기일전을 위한 선택이었다. 최근 그는 위기에 빠져 있었다. 8월 이후 치른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51을 기록하며 3승3패에 그쳤고, 특히 지난달 28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은 3.2이닝 7실점으로 시즌 최악의 투구를 했다. 여기에 2일 볼티모어전에서도 5.2이닝 3실점하며 연패에 빠졌다. 나쁜 흐름을 끊어야만 했기에 그동안과는 다른 모습으로 마운드에 섰다.

 

단순히 외모만 바꾼 것이 아니었다. 평소보다 더 강하게 던지며 최고구속 151KM까지 직구 구속을 끌어올렸다. 경기 뒤 류현진은 “지금은 한 경기 결과가 매우 중요한 만큼 투구 수를 신경 쓰지 않고 초반부터 온 힘을 다해 던졌다”고 밝혔다.

 

변화구도 레퍼토리를 대폭 변경했다. 특히, 이날은 체인지업 대신 슬라이더를 적극 활용했다. 류현진은 “직구와 슬라이더만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로비 레이를 보며 많은 공부를 했다. 슬라이더는 나도 던질 수 있는 구종인데 좀 더 활용도를 높이면 좋을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레이는 류현진의 팀 동료로 올 시즌 2.60으로 아메리칸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고 있는 선수다. 같은 좌완이지만 빠른 공과 슬라이더만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팀 동료의 투구 패턴을 적극 받아들여 양키즈 타선을 공략했고, 이런 변화가 주효했다.

 

다만, 7회초 투구수가 80개에 불과했음에도 빠르게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교체 배경과 관련해 그는 “빠른 슬라이더를 많이 던져서 그런지 조금 불편한 느낌이 있었다. 만약 더 공을 던졌다면 무리가 따를 수도 있었을 텐데 80구에서 잘 멈춘 것 같다”고 밝혔다. 슬라이더는 어깨수술을 받은 류현진이 부상 악화를 우려해 봉인해왔던 구종이다. 위기 탈출을 위해 과감하게 감춰뒀던 무기를 꺼내들어 상대의 기세를 누른 뒤 더 무리하지 않고 빠르게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지혜로운 선택을 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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