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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서 '주식 고수' '신의 타점'으로 불리던 女의 충격적인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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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05 10:20:01 수정 : 2021-09-05 12:4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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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100억원대 유사수신 사기행각을 벌인 혐의로 구속된 A씨가 자신의 SNS에 고급 승용차와 함께 찍은 사진. A씨 SNS 캡처
대구에서 100억원대 유사수신 사기행각을 벌인 혐의로 구속된 A씨가 자신의 SNS에 고급 승용차와 시계 등 사치품을 올린 사진. A씨 SNS 캡처

 

“직장이 있는 사람에겐 미안한데, 천천히 갚아도 되는 사람은 뒤에 주겠다.”

 

대구에서 100억 원대 유사수신 사기를 벌인 혐의로 붙잡힌 A씨가 구속 전 한 TV 프로그램을 통해 “직장이 있는 사람에겐 미안한데, 천천히 갚아도 되는 사람은 뒤에 주겠다. (자신은) 마음속에 누구부터 줘야 할지 기준이 있다”며 피해자들에게 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을 설명했다.

 

앞서 A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의 주식투자 수익을 공개하며 유사수신 사기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SNS를 통해 고급 외제차와 명품 가방·시계로 재력을 과시하는 사진을 게재하며 ‘주식 고수’, ‘인스타 아줌마’로 불리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자신에게 투자하면 투자금의 5~10%를 매달 지급하겠다”고 꾀여 투자자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폰지사기(Ponzi Scheme)’로 경찰은 A씨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18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 중이다.

 

A씨의 이같은 사기 행각 발단은 약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8년부터 SNS를 통해 매일 자신의 주식 거래 결과를 공개한 게 시작으로 정확하게 저점에서 들어가 고점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물론, 거래에서 단 하루도 잃는 경우가 없었다. 이내 A씨는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신의 타점’이라며 유명세를 얻었다.

 

A씨는 자신을 따르는 투자자들이 생겨나자 주식 강연도 시작했다. 여러 차수로 강연하면서 한 사람당 330만원씩, 총 16억5000만원의 수강료를 챙겼다. A씨가 주식투자 노하우와 비법 등을 공유하는 내용의 강연에는 한 번에 500명이 모여들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A씨의 사기 의혹은 지난 6월19일 한 유튜버에 의해 제기됐다. 유튜버는 “A씨가 계좌 수익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매도·매수 타점만 공개했다”며 공개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A씨의 그야말로 신과 같은 타점에 조작이 아닐까 의심하는 마음이 커졌다”고 전했다.

 

이에 유튜버는 A씨에게 “2018년 하루 300만원씩 벌던 계좌와 2019년 계좌일지를 동영상으로 인증해 주기 바란다”며 공개적으로 제안하자 A씨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기에 이른다. 이 시기에 A씨에게 사기 피해를 본 피해자들이 “돈을 맡긴 뒤 제대로 수익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며 하나둘 등장했다.

 

결국 A씨의 주식 실력이 허상에 불과하다는 게 만천하에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투자수익률 그래프 등을 조작해 실적을 부풀린 게 밝혀진 것이다. 경찰은 A씨가 SNS에 게시한 주식 그래프 이미지에서 조작 흔적으로 보이는 부분도 다수 발견했다. 또한 A씨가 진행한 주식 강연에도 조작된 자료가 사용된 것으로 파악했다.

 

A씨는 구속됐지만 피해 금액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들의 고통은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피해자들이 A씨 측에 돈을 돌려 달라고 요구하자 A씨 가족이 오히려 “누구보다 힘든 건 본인”이라는 태도를 보였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특히 구속 전 A씨 태도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막판까지 피해자에게 연락해 돈을 더 뜯어낸 것이다. 그는 이때까지도 “지금까지의 손실금액 전부를 회복할 수 있다”는 취지로 회유했고 “투자금이 조금 더 있으면 된다”는 말에 일부 피해자가 또다시 돈을 건넸다.

 

피해자들이 말하는 A씨의 폰지사기는 이른바 ‘돌려막기’다. 투자자가 1000만원을 투자하면 한 달 뒤 10%인 100만원을 입금해주는 방식이다. 결국 투자 수익금이란 추가 투자자의 돈이어서 종국엔 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100억 원대의 피해를 본 180여명은 “돈을 받을 길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강민선 온라인 뉴스 기자 mingtu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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