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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복수심·에너지 강렬한 비트로 녹였죠”

입력 : 2021-08-31 20:21:13 수정 : 2021-08-31 20: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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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악마판사’ OST 부른 허클베리핀

갖은 상처 안고 판사된 강요한의
감정선 담아 록 장르로 곡 만들어
해외서도 호평 쏟아질 만큼 인기
계획과 달리 한곡 더 맡아 만들어

9월 코로나로 7집앨범 ‘지각’ 발표
11월 팬들과 콘서트로 만날 예정
tvN 드라마 ‘악마판사’의 메인 OST ‘템페스트’를 부른 록밴드 허클베리핀은 “템페스트는 강요한의 강력한 힘과 에너지를 표현한 노래”라며 “반항과 저항을 상징하는 록이 가지고 있는 힘이 분위기에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템페스트(Tempest)’는 강요한의 강력한 힘과 에너지를, ‘너를 떠올린 건 항상 밤이었다’(영어명 The Nights)는 강요한 안에 숨겨진 밤의 자아를 표현한 노래입니다. 저희가 해석한 강요한의 모습을 노래에 담았죠.”

tvN 주말드라마 ‘악마판사’가 지난 22일 막을 내렸다. 주말 장르 케이블채널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악마판사는 최고시청률 10.1%(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했다. 케이블 및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시청률이다. 디스토피아적 사회 배경과 선하지 않은 주인공(배우 지성이 연기한 ‘강요한’)이라는 독특한 설정, 출연 배우들의 명연기와 더불어 악마판사만의 독특한 OST가 이러한 인기를 이끌었다.

특히 드라마 처음과 끝을 장식한 OST ‘템페스트’에 대한 팬들의 반응이 뜨겁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까지 호평이 쏟아졌다. 템페스트는 국내 모던록의 자존심이자 대표주자인 밴드 ‘허클베리핀(Huckleberry Finn)’이 작사·작곡은 물론이고 직접 노래까지 부른 곡이다.

허클베리핀은 1997년 결성해 제5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모던록 음반상 수상, 한국대중음악사 100대 명반에 2개의 앨범이 수록되는 등 탄탄한 음악성을 기반으로 마니아층으로부터 꾸준히 사랑받아 왔다. 하지만 그들은 드라마 OST에는 단 한 번도 참여한 적이 없다. 그런 그들이 악마판사 OST를 부르게 된 데에는 악마판사 연출을 맡은 최정규 PD가 있었다.

“최정규 PD가 연락을 주셨어요. 악마판사라는 드라마가 있는데, 장르물이기도 하고 이야기 전개도 빨라서 저희 노래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추천하셨죠. 그리고 ‘하고 싶은 대로, 부르고 싶은 대로 노래를 불러달라’고만 하셨어요. 특별한 요구사항이나 간섭이 없었죠.”

허클베리핀은 최 PD로부터 악마판사 시놉시스를 받고 곡 작업에 곧바로 들어갔다. 템페스트는 현재 잘 나가는 판사이지만,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받는 등 어려움이 많았던 강요한을 노래한 곡이다. 특히 디스토피아적 배경과 장르 드라마라는 점을 감안해 OST로는 이례적으로 록 장르로 곡을 썼다.

“강요한은 많은 상처를 가진 인물입니다. (학대하는 아버지가 있는) 뒤틀린 곳에서 태어나 판사라는 위치까지 왔습니다. 특히 어렸을 적 아버지로부터 받은 학대는 그의 인성을 파괴했을 겁니다. 강요한의 강한 의지와 복수심, 그리고 온갖 방해를 돌파하는 힘과 에너지를 강렬한 비트와 사운드로 표현했습니다.”

템페스트는 드라마 첫 회에 삽입된 이후 강요한의 감정 변화나 이야기의 급격한 전개 장면에 자주 활용됐다. 그리고 마지막회 동료판사 김가온을 두고 법정을 떠나는 강요한의 뒷모습에도 삽입됐다. 템페스트는 드라마를 이끄는 중요 OST인 셈인데, 팬들도 좋은 반응을 보였다. 특히 외국 팬들은 극찬했다. 유튜브에 공개된 템페스트 뮤직비디오에는 ‘할리우드 영화 느낌을 준다(this OST giving me hollywood movie vibes)’, ‘이 노래가 악마판사를 얼마나 완벽하게 표현했는지 말로 설명할 수 없다(Words can’t even describe how perfect this song is for the devil judge)’ 등의 글이 가득하다. 게다가 인기 노래에만 있다는 ‘1시간 무한재생 동영상’도 유튜버들이 제작해 배포했다.

이러한 인기에 허클베리핀은 당초 계획과 달리 OST를 하나 더 맡아야 했다. 지난 7일 발표한 ‘너를 떠올린 건 항상 밤이었다’다. 감성적인 미디엄 템포의 곡으로, 혼자 있는 밤에 떠오르는 사람을 생각하며 기쁘기도 슬프기도 한 누군가의 마음을 담았다.

“너를 떠올린 건 항상 밤이었다는 누구나 낮에는 강한 의지와 힘을 가지고 있지만 혼자 있는 밤이 되면 여러 가지 상념이 떠오르고 마음이 약해지죠. 강요한도 이들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에 템페스트보다는 느리고 부드러운 느낌의 곡을 써봤습니다.”

허클베리핀은 이번 작업으로 OST에 대한 부담이 부쩍 줄었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방송이 나오고 주변에서 노래 잘 들었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며 “처음에 많이 부담됐지만, 지금은 또 이런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클베리핀은 이번 달 중순 신곡을 발표한다. 당초 계획은 지난 3월쯤 정규앨범 7집을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일정을 일부 변경했다.

“코로나19가 이렇게 오래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어요. 7집 수록곡까지 다 정해놨는데, 발표를 더욱 미뤄야 할 것 같아요. 대신 싱글앨범을 준비 중입니다. 기후 위기에 관한 곡으로, 조금 색다른 느낌을 드릴 수 있을 겁니다.”

허클베리핀은 오는 11월 자신들의 정기공연 ‘옐로 콘서트(Yellow Concert)’도 준비 중이다. 멤버들은 “올해로 18번째를 맞이하는데, 그때쯤에는 코로나19 확산이 좀 잠잠해지면 좋겠다”며 “공연에서 꼭 보자”고 말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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